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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pse Dec 21. 2015

나의 몸에 대하여

20151221

난 어릴 때부터 날씬해본 적이 없었다. 키도 또래보다 컸거니와 몸무게도 많이 나갔다. 그래서 늘 몸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한번도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고 대학 때도 간간히 운동은 했지만 미친듯이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해본 적은 없었다. 남들처럼 날씬해지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바뀌고 싶지 않기도 했다.


너는 살 빼면 참 예쁠텐데.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내 살들이 외모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을 걸러내는 허들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깊은 곳의 뚱뚱한 사람 컴플렉스는 어찌할 도리 없이 가지고 있었다.


2013년이 시작되면서, 도저히 운동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체력이 바닥 끝까지 떨어져서 생존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PT를 받았는데 트레이너는 나를 다이어트 시키려했고 난 식이조절 없이 운동만 했다. PT를 한 두달사이 8kg가 빠졌다. 그리고 혼자 운동과 식이 조절을 해서 그 다음 두세달에 걸쳐 10kg를 뺐다. 성인이 된 후 최저 몸무게였다. 그러나 옷 사이즈는 넉넉한 66. 체중은 아직 과체중이었다.


초기 체력을 기르기 위한 목적에서 벗어나서 다이어트로 목적이 어느새 돌변했고,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감이 얻어지지 않자 요요가 왔다.


그렇게 2년이 흐르고 체중은 다시 원상복귀 되었다. 지금 이 상태에서도 예쁘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몸 상태의 문제 보다는 마음의 문제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마음을 가꾸는데 몰두 했지만 잘 되지가 않았다.


다시 얼마 전부터 운동을 해야겠고 살도 빼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동기나 목적성이 불명확했다. 단순한 이유로는 또 시작했다가 작은 좌절이 오면 포기하게 될 것 같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곳에 수기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치료를 받고 나니 몸이 날아갈 것 같이 가벼웠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몸이 정말 깨끗한 상태인 것 같이 느껴졌다.


몸의 불편한 부분들이 해소 되서 아픈 곳 없이 깨끗한 상태가 되니 머리도 마음도 맑아졌다. 단지 마음만 가꾼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그 때 깨달았다. 내가 좋은 상태가 되기 위해선 몸도 마음도 모두 좋은 상태여야한다는 걸.


그러고 나니까 이제 목적이 명확해졌다. 좀 더 본질적인 나로 살기 위해 몸도 마음도 가꿔야겠다고. 참 오래 걸렸지만 앞으로는 좀 더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오늘의 난 참 내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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