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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pse Oct 10. 2017

두 개의 심장

At the beginnig...

나는 참는 걸 잘 못 한다.

서프라이즈로 무언가 준비하다가도 결국 그 서프라이즈를 망쳐놓는 건 나 자신 스스로였다.

그래도 한 생명 앞에서는 조심스러웠다.


쳐음 증상을 느낀 건 9월 8일이었다. 뭔가 미묘하게 이상한 느낌. 불편한 컨디션 낯선 느낌.

처음 경험하지만 혹시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던 건 임신이었다. 착상기 증상을 검색해보니 많이 유사했다.


그날 퇴근하고 부모님댁에 갔다가 다음날 새벽같이 시댁에 가야했다. 다이소에서 선물봉투를 사면서 계산대에 있는 임신테스트기를 봤지만 선뜻 집어들지 못 했다.


밤늦게 도착한 부모님댁에서 나는 갈치 냄새가 불편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내려간 시댁에서 보내는 주말동안도 간간히 느껴지는 미묘한 불편함. 결혼 후 부모님까지 모시고 가서 신경써서 그런 거겠지 하면서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염두해뒀다. 술은 평소에 별로 즐기지 않으나 그래도 조심했다. ( 작은 어머님이 권하신 소주 아주 조금 빼고는...)


토일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차량탑승과 시댁 첫 방문으로 인한 긴장, 그리고 말 못할 일로 일요일 밤이 정신 없이 지나가고 월요일 아침의 내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신혼여행 후 돌아와서 2일간 교육에 들어가고 월요일은 처리해야할 일로 정신이 없었다. 상태가 안 좋아도 꾸역꾸역 앉아 있다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에 결국 오후 반차를 쓰기로 했다. 회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책임님께 말씀을 드리니 그제사 내 얼굴이 말이 아니라며 들어가라고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임신테스트기를 샀다. 춥다가 덥다가 아랫배가 아프다가 머리도 어지럽고 몸살기도 있고 신경성 같기도 하고 냉방병 증상 같기도 한 이상한 몸상태. 3-5분 후 결과로 임신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참 기분이 요상했다.

임신이 맞다면 허니문 베이비일텐데... 막상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면 실망할 것 같은 기분.


아주아주 희미하게 2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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