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ière et mémoire
"이 책은 정신의 실재성과 물질의 실재성을 긍정하고 이 양자의 관계를 기억이라는 명확한 실례를 통해서 규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분명 이원론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책은 이원론이 항상 제기해 왔던 이원론적 단점들을 제거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히 약화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신체와 정신을 고찰할 것이다. ... 이 책 제1장의 목적은 ... 물질을 우리가 그것에 대해 갖는 표상을 환원하는 것도 거짓이고, 또한 물질을 우리 안에 표상들을 산출하지만 그 표상들과는 전혀 다른 본성에 속하는 어떤 것으로 만드는 것도 거짓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물질은 <이미지들>의 총체이다. 그리고 <이미지>라는 말로 우리가 의미하는 것은 관념론자가 표상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더한, 그러나 실재론자가 사물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덜한 어떤 존재 -<사물>과 <표상> 사이의 중간에 위치한 존재-이다." -물질과 기억 p.1-7
"내가 교과서의 한 단원을 공부한다고 하자. 그것을 암기하기 위해 나는 우선 각 구절을 또박또박 읽는다. 그러고 나서 나는 그것을 여러 번 반복한다. 매 번 새롭게 읽을 때마다 어떤 발전이 이루어진다. 단어들은 서로 점점 더 잘 연결되고, 마침내 전체로 조직화된다. 바로 이때 나는 그 단원 암기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그것이 기억이 되었다고, 내 기억 속에 새겨졌다고 말한다. 이제 나는 그 단원이 어떻게 암기되었는지를 알아보겠다. 나는 내가 차례로 지나쳐온 단계들을 떠올린다. 연속적으로 이어졌던 읽기의 하나하나가 각자의 고유한 개별성을 지니고 내 정신에 나타난다. 나는 각각의 읽기에 수반되었고 또한 그것에 둘러싸여 있던 상황들과 더불어 그 읽기 들을 다시 본다. 각각의 읽기는 내 역사 속의 결정된 한 사건처럼 내 앞을 지나간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 이미지들이 기억들이라고, 그것들이 나의 기억 속에 새겨졌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 두 경우에 동일한 단어들을 사용한다. 과연 그것은 동일한 것인가?" -물질과 기억 p.84
"사람들이 통상 사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직접적 직관에 나타나는 대로의 실재가 아니라, 실천적 관심이들고 사회적 삶의 요구들에 실재를 맞춘 것이다. 순수한 직관은, 외적인 것이든 내적인 것이든, 불가분한 연속체에 대한 직관이다. 우리는 그것을 이편에서는 구분되는 말들에, 저편에서는 독립적인 대상들에, 각기 상응하는 병렬된 요소들로 분할한다. 그러나 우리가 원래 단일체로 직관했던 것을 그렇게 분할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리된 항들을 연 걸 시켜야만 한다고 느끼게 되는데, 그래봐야 이 연결은 외적이고 덧붙여진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내적 연속체로부터 유래하는 생생한 단일성을 인공적인 단일성으로 대치하는데, 이 인공적인 단일성은 부동적인 항들을 텅 빈 틀로 묶어서 생기는 것이다. ... 즉 우리는 우리가 경험이라고 믿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외견상 그것을 구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 사이에 가능한 여러 가지 배열들을 시도하다가, 우리의 그 모든 구성이 지닌 취약성 앞에서 결국은 구성하기를 포기하는데 이른다. ... 그러나 마지막으로 시도해 볼만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을 그것의 원천으로, 아니 오히려, 경험이 우리의 유용성이라는 방향으로 굴절되면서 고유하게 인간적인 경험이 되는, 그 결정적인 전환점 이전으로 찾으러 가는 것일지 모른다. -물질과 기억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