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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E Feb 15. 2023

<군드립 커피숍> 임하람 임차인 이야기

띵당의 임차인 인터뷰


사이킥 조명, 벽에 그려진 그라피티, DJ부스 같은 바리스타바. 클럽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술이 아닌 커피를 마십니다. 일단 간판부터가 군드립 커피숍. 이곳은 커피를 마시는 곳이니까요.


커피 머신 없는 카페


커피를 마시는 곳이지만 이곳에는 커피머신이 없습니다. 브루잉 커피를 파는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원두의 양, 물의 온도, 추출 시간 등 여러 변수를 오로지 손으로만 제어해야 하는 브루잉 커피를 파는 카페, 브루잉바입니다. 바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에 원두 하나하나의 정보가 손글씨로 세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 내용대로 맛이 나는지 맛을 따라가며, 그 맛들을 사장님과 나눌 수 있는 재밌는 메리트가 있는 곳이죠.


보통 카페에 진동벨이 있다면, 군드립에는 군번줄이 있습니다. 열 번 이상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고객의 닉네임을 따 군번줄에 새겨 굿즈로 주기도 합니다. 지극히 상업화되어 있고 일원화되어 있는 요즘 카페들과 달리 인테리어부터 운영 방식까지 하나하나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Goon Drip Cofee Shop, 이 네이밍의 뜻과 브랜드 콘셉트


브랜드 네이밍이 GOON인 이유는 중학교 때부터 사용했던 아이디에서 단어를 따왔고요, 의미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제가 오픈한 시기가 하필 코로나가 막 시작된 시기였는데 GOON에서 가운데를 씌어 쓰면 Go On이 됩니다. 속된 말로 "존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콘셉트는 나로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일 평생 해오고 있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힙합과 R&B인 음악, 그리고 커피. 미국 어딘가에 있을 법한 지하 클럽을 모티브로 두 가지를 섞은 공간입니다.



군드립커피숍이 합정동에 위치하게 된 이유


처음에는 이태원이나 을지로, 성수에 후보였어요. 합정동은 연고지도 아니고 자주 오던 동네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찾던 곳은 전철역과 매우 가까울 것, 그 전철역이 환승역일 것. 이 두 가지였습니다. 그러다 찾은 곳이 여기죠.


원두 종류가 총 몇 가지인가요? 원두를 고르시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항상 열 가지 이상을 준비하고 그 안에서도 일주일에 최소 두 가지 종류는 새로 바꿔줍니다. 원두를 고르는 기준은 다른 로스터리 카페와 최대한 겹치지 않게 흔한 종류는 지양하는 편입니다. 최고의 커피를 찾기보다는 경험해 보지 못하셨을 것 같은 커피로 셀렉합니다.



군드립 커피숍만의 강점


아무래도 계속 새로운 커피를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제일 크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카페에 비해서 한 원두당 소량씩만 구비해서 빠른 교체를 하고 있어 거기에 다양한 원두를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필하고 싶어 드립 커피 무한리필 메뉴를 만들어봤습니다. 만 원에 종류 무관, 횟수 무관의 리필입니다. 마진 생각은 하지 않고 제 커피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보람이 있는데, 손님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군드립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벽에 부딪혔을 때는 언제였나요? 극복방법은?


처음 계약한 임대주님이 제가 들어가자마자 건물을 매각하셔서 상당히 난처했습니다. 임대주님이 바뀌고 처음으로 하신 것이 건물 전체 리모델링인데 공사는 총 반년 정도 진행됐는데, 저희가 지하라 드릴 소리 같은 공사 소리가 정말 여실하게 다 들려서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약인건지 어떻게 버텼는지도 모르게 버텼어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적 요소의 중요성이 이런 거구나 깨달았죠.



군드립 커피숍의 임대인이 바뀐 후 건물 전체 리모델링 기간에도 계속 영업을 해온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 주는 손님들이 있었는지?


리모델링 기간에 다른 협의점이 없어서 공사 소음이 너무 심한 날에는 하루씩 쉰 적이 있긴 한데 약 6개월간 정상영업을 했었습니다. 저희 카페 특성상 SNS나 입소문을 통해 오시니까 가능했던 것 같은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군드립 커피숍 매장을 확장시킬 계획이 있으신지


그동안 운영하면서 느꼈던 단점들을 최종 보완해서 리브랜딩 후 확장을 계획할 것 같습니다.


군드립 커피숍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없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가 모토였는데 그걸 어느 정도 겪고 코로나 때문에 시대가 변하고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모토는 나의 시간을 벌고 싶다입니다. 즉 제가 없어도 돌아가는 매장을 만들고 싶어요. 그 시발점으로 첫 직원을 고용했고 앞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나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카페를 더 많이 가는 편입니다. 고객 입장으로 느꼈을 때 좋았던 것을 하고 별로였던 것을 하지 말자고 생각해요. 직원과의 관계도 저도 직원이었던 적이 있었으니 최대한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역지사지가 경영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운영을 함에 있어서는 지속 가능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단골이 될 수도 있고 입지일 수도 있기 때문에 상권의 변화나 월세의 인상이나 그런 환경적인 부분들은 운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참 어렵습니다.


힙합과 R&B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군드립커피숍의 요즘 최애 플레이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원두와 마찬가지로 노래도 계속 새로운 노래를 찾아 듣는 편이라 요즘의 최애 노래는 꼽기 어렵고요, 저희를 대표하는 색깔로는 Travis Scott의 Sicko Mode를 꼽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띵당이 임차인과 임대인 매칭의 플랫폼이라 생각난 건데, 서로 소개팅처럼 성격을 잘 판단한 후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직장 생활이나 연애나 다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 서로의 성격과 성향이 안 맞으면 굉장한 지옥이죠. 몇 번 만났다고 그 사람을 다 알 수는 없겠으나 앞으로는 최대한 그 부분을 중요하게 볼 것 같습니다.


건물의 임대주님과 건강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관계가 사업장 운영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띵당 서비스에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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