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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E Mar 13. 2023

동네 서점이 동네 문화를 만드는 이야기


책 좋아하세요? 요즘은 책을 쓰는 사람이 읽는 사람보다 많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서점이나 책방이라 부르는 동네 서점들이 매우 소중했었는데요, 요즘은 온라인으로 책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런 서점들도 폐점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지자체에서 지역 서점을 위한 조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는 하는데,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것들이 많지 않고 중구난방이라 말들이 많죠? 


동네 서점이 왜 중요할까요? 그건 바로 동네 서점에서 그 동네의 문화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에 여러 이야기들이 오고 갈 수 있으니까요. 



띵당에서도 서점을 운영하시는 임차인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정지혜 임차인의 <사적인 서점>이지요. https://brunch.co.kr/@ddingdang/15 이 서점에는 다른 서점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상담실이었습니다. 손님과 더 많은 교감을 하고 싶어 상담을 하기 시작했고, 그 상담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기 시작하셨던 거죠.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나도 모르는 내 마음 무언가로 달래고 싶을 때, 어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이곳을 찾으시면 상담을 통해 적절한 책 테라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 1인 예약제이기 때문에 프라이빗한 것은 당연하고요. 이곳의 책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책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담스럽지 않게, 유니크하게, 내 지식의 허영심을 채우고, 내 감정을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곳이 되었죠. 참 특별한 서점이죠?


요즘 독특한 서점들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책 모임을 갖기도 하고 그 모임의 참가자들의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를 열기도 하고 포트럭 파티도 하는 서점도 있다고 해요. 여러 취미 활동을 서로 배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되는 서점도 있고요. 



카페와 접목된 서점은 이미 여럿 있죠? 띵당에서 소개드렸던 <시적인 커피>가 그런 곳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ddingdang/12 책장에 메모들과 책들이 가득한 카페였는데,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홍윤기 임차인이 <시적인 커피>를 헌책방 같은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으로 만드셨던 거죠. 매일 다른 핸드드립 커피들과 책들이 가득한 책장.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어 읽고 그 책을 읽으며 책을 준비한 카페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책을 추천하거나 리뷰를 서로 주고받으며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손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 책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최근에 본 기사 중에 일본의 한 서점 이야기가 흥미로워 소개해드려보려고 해요. 공유 서점에 대한 이야기(https://v.daum.net/v/WBVYOFA0CT)였는데, 책장 한 칸이 하나의 미니 서점이라고 합니다. 가로 30cm, 세로 35cm, 깊이 30cm의 책장 170여 개가 있는데, 가입비 1만 1천엔, 매달 이용료 4400엔이면 책장 하나에 내 서점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던 걸까요? 자리 대여 기간은 3개월 이상이며, 책장 앞 테이블에는 팝업도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책장마다 만들어진 각자의 서점들이 서로 다른 장르나, 서로 다른 형태의 책들로 가득할 테니,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책장 서점 주인들의 성향, 관심사도 엿볼 수 있으니 책장 서점 주인끼리도 관계 형성이 가능하고, 그곳을 찾는 고객들과도 관계 형성이 가능해서 꽤 큰 볼륨의 커뮤니케이션 공간, 네트워크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 구입비 등의 재료비, 임대료, 공과금,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선뜻 서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안 들 수도 있지만 이런 특별한 서점들이 지역 문화를 만들고 그 자체가 키테넌트가 되어 지역상권을 일으키는 핵심점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는 등의 모든 문화가 뒤섞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서점의 미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니즈와 니즈의 교차점을 잘 노린 수익모델도 생길 테지요.


재밌는 서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찾아갈게요! 그리고 인터뷰도 해주세요. :) 우리 서점은 재미없을 것 같은데? 하시는 분들도 연락 주세요. 그곳만의 숨겨진 재미는 저희가 찾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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