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당의 임차인 인터뷰
서교동에 위치한 Another.One은 또 하나의 가치라는 뜻으로 나와 내 브랜드를 통해 또 하나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걸 의미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Another.Place.Like Home 즉, 또 다른 집을 뜻합니다. 또 다른 집,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뜻합니다.
도미노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 주택가 골목 사이. 여느 곳과는 다른 느낌으로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는 카페의 뒤쪽 공간으로 통하는 짧은 복도를 지나면 좌측 벽 쪽으로 흰색의 정사각형 테이블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유리문을 하나 더 열고 나가면 일반 가정집 마당처럼 보이는 야외 공간이 펼쳐져 있습니다. 옅은 갈색의 폴딩 박스 테이블이 자유롭게 놓여 있습니다.
서교동에 위치한 이유는?
만약 장사만 했다면 절대로 오지 않았겠지만, 여기가 처음에 왔을 때 공간이 좋았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망원동과 가깝고 주차도 됐습니다. 사방에 풀이 있고 나무가 있어서 제가 생각했던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해서 이곳을 택했습니다.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브랜드 콘셉트를 담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바입니다. 고객분들이 보실 수 있게 오픈형 바를 택했고, 기구들도 정면으로 보이게 배치하는 등 신경을 제일 많이 썼습니다.
바에 커피 머신기 대신 처음 보는 기구가 있는데 무엇에 쓰는 것이고 그걸 쓰는 이유는?
이건 에어로프레스라고 합니다. 공기압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주사기 모양의 도구입니다. 나도 처음에는 커피 머신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에어로프레스로 바꾼 이유는 나만의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머신은 어디에 가도 다 있고 맛도 같습니다. 이 근방에도 카페만 거의 50개가 넘습니다. 진짜 많죠. 그런데 저도 별반 다를 거 없는 번거롭고 손도 많이 가지만 그래도 개 중에 저만의 독특한 방법을 손님들한테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옆에도 처음 보는 기구가 보이는데 이것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생과일주스 전문점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착즙기인데 보통 에어로프레스는 각자의 레시피로 커피 추출 준비를 하고 마지막에 손의 힘으로 압력을 주어 커피를 추출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손으로 했는데 불편해서 좀 더 편한 방법을 찾다가 착즙기를 생각하게 됐고 개조하게 됐습니다. 커피 추출 준비를 하고 마지막에 이 착즙기의 힘으로 압력을 주어 커피를 추출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을 많이 사용하시던데 어떤 방법들을 실천하고 앞으로 그 방법들을 유지할 것인지?
앞으로도 브랜드를 이어 간다면 친환경을 생각하면서 갈 계획입니다. 커피 한 잔을 드릴 때 최대한 환경에 피해가 덜 가게끔 하는 것이 모토입니다. 컵이랑 뚜껑은 모두 사탕수수로 만들어진 제품이고, 빨대도 옥수수 전분이고, 컵에 프린팅 하거나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도장을 찍어 내리고 있습니다. 원두 사러 오실 때 개인 용기를 가져오시면 가격 할인도 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플라스틱은 웬만하면 사용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사실 친환경 사업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친구 중 브랜딩 하는 친구가 있어서 서로 친환경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Another.One만의 강점은?
나만의 방법으로 브랜드를 이어 가는 것과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이 제일 강점 같습니다.
Another.One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스노우피크와 협업하여 스노우피크 등산 키트에 저희의 드립백을 같이 넣어 판매하는 이벤트나 에이랜드 매장에 팝업 카페를 하는 등 이런 곳들과 계속 콜라보를 하고, 샵인샵 요청도 오고 팝업 스토어 요청도 오는 일들인데, 이런 것들을 했을 때 좀 많이 기분이 좋고 기억에 남습니다.
Another.One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벽에 부딪혔을 때와 극복 방법은?
지금 같습니다. 브랜드 사업을 하고 싶은데 제가 이 커피 시장의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없고 장사부터 기획, 외부 미팅, 원두 납품 등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채용 해버려니 제가 아직 확신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을 못할 것 같고,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상했고 너무 힘들긴 하지만 어쨌든 코로나 시기에 오픈 한 건 내 선택이고 내 판단이었으니 감안할 부분이죠.
매장 확장 계획은?
현재 인천에도 매장이 있어 서교점, 인천점 두 곳입니다. 인천점은 애초에 계획한 건 아니고 그 건물의 건물주 분이 제 매장을 어떻게 아시고 좋게 봐주셔서 어느 정도 돈을 부담할 테니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하게끔 만들어 달라고 하셔서 하게 됐습니다. 거의 한 4년 동안 임차인이 안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6개월 정도 운영하다가 지금은 다른 분이 운영하고 계십니다. 저도 하나의 콘텐츠를 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점 이후로의 매장 확장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 이곳에, 내 브랜드에 계속 집중할 생각입니다.
Another.One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슬로건처럼 집처럼 편안한 공간과 편안한 브랜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 스며드는 커피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사장님의 경영 철학 혹은 운영을 하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정성 같습니다. 성실하게, 진정성 있게 다른 거 없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무난하고 싶습니다. 무난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제 자리를 지키면서 하고 싶습니다. 제 브랜드를, 제 사업을, 제 상황을 계속 판단하고, 측정하면서. 열정의 온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걸 넘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프랜차이즈 본사 운영팀과 기획팀에서 거의 10년을 근무했습니다. 본사에 있으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입니다. 저는 가맹 사업을 선호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커피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프랜차이즈인 B2B 시장은 잘 알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B2C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 낮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배우고 싶고, 경험해 보고 싶어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고 경험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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