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시켜 드리겠습니다
회사 일로 사람을 만나서, 명함을 건네면 몇몇은 꼭 묻는다.
"회사 이름이 오픈유어아이즈예요?"
그렇다고 하면 꼭 뜻을 묻는다. 그러면 조금은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네! 새로운 시점으로 개안시켜 드리겠습니다! ^^"
대부분은 웃는다. 재밌어한다. 정말 그런 뜻인 거냐며 회사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도 말한다.
나 역시 광고 회사, 마케팅 회사, 아이디어 회사. 여러 요소들을 갖고 있는 우리 회사에 참 잘 어울리는 이름과 의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그 의미는 언젠가 순간의 재치로 튀어나온 것일 뿐, 처음부터 그 의미를 생각하고 회사 이름을 지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님은 영화를 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십수년 전, 회사 이름을 만들 때 영화 이름에서 따오기를 바랐다. 당시 여러 영화를 후보로 내세웠는데, 당시 이노센트에 꽂혀 있던 나는 <순수의 시대>를 골랐었다. '마틴 스콜세지'감독과 '위노나 라이더', '미셸 파이퍼'를 애정했기 때문이었고 "순수"라는 말이 어쩐지 모든 것의 시작인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표님의 선택은 <오픈유어아이즈>였다. 그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정확히는 그 영화를 리메이크 한 <바닐라 스카이>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다. 그저 그 영화를 좋아해서, 그 제목이 좋아서 회사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이다. 너무 대충 지은 느낌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그것은 혜안 있는 선택이었다.
"개안시켜 드리겠다"라는 반농담을 할 수 있는 이름이고, Open Your Eyes를 줄여 OYE, 오예! 를 회사 구호로 외칠 수도 있으니까, 재밌지 않나? 그리고 오픈유어아이즈에 "ㅇ"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글씨 모양도 예쁘다. 항상 재밌는 거, 새로운 거에 눈을 치켜뜨며, 어디에든 잘 굴러 껴들어가는 우리와도 비슷한 결이다.
그럼 이제 회사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으니, 슬슬 오픈유어아이즈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이야기해 보도록 할까? (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