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YE Oct 23. 2023

[강피엠] AI로봇과의 한 때

로봇을 짝사랑했어요, 알고 싶었죠.


  지난 5월, 회사로 AI로봇에 대한 조사 요청이 들어왔다. "광고 회사인데 로봇 조사 같은 것도 하는거야?" 라고 누군가 물어봤었는데, 단순히 조사 뿐만이 아니라 로봇 조사를 하면서 우리의 관점으로 기획한 내용새롭게 제시하는 시선의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일이었다.


  물류, F&B, 호텔, 병원, 교육, 사무공간, 리테일, 레지던스, 휴먼케어, 문화 등의 영역에서 현재 AI로봇은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AI로봇이 나아갈 방향은 어떤 것인지 조사하고 분석해 미래를 제시하는 프로젝트였다. 지금이야 이렇게 한 문장으로 썼지만 요청을 막 받기 시작했던 그때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로봇은 좋아했다. 한때는 갖고 싶기도 했었다.



  누구부터 만나야 할까? 뭐부터 해야 하지? 그렇게 석 달 동안의 AI로봇 짝사랑이 시작됐다. 궁금하고 알고 싶고 보고 싶으면 짝사랑이지.   '아, 나 로봇 좋아해. 서비스 로봇? 집에도 있는 그거? 나 예전에 페퍼 사려고 했었는데 유지비가 비싸서 못 샀어. 로봇 좋아. 재밌겠다. 어? AI로봇에 대해 자세히 말해보자고? 아. 깊게는 잘 모르는데?' 스터디부터 빠르게 시작했다. 뭘 모르는지, 뭘 알아야 하는지부터 알아야 필요한 걸 알게 될 테니까.


  크고 작은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택한 이유와 협동로봇부터 AI로봇까지 다양한 형태와 영역에서 부지런히 성장하는 모습들까지 파악하자 꽤나 흥미로웠다. 어느 영역부터 시작할지, 어떤 분야의 누구를 컨텍해야 할지 알아갈수록 선명해졌다.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하지 않았나 싶다. 거침없이 목표와 과제를 해치우는 기획과 추진력은 꽤나 좋은 우리니까.


  요 몇 년 사이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nn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분석했다. 혁신은 만들어내는 자의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자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아무리 기술이 혁신적이어도 현장에서 그게 제대로 쓰이지 못한다면 그건 혁신이 아니라 무용지물일 뿐일 테니 말이다.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숙제들이 따라붙었다. 그걸 잘 정리해서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것이 마지막 일. 오픈유어아이즈의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가 담긴 보고서도 멋지게 만들어져 전달되었다.



  무수한 연구와 실험이 가득했던 현장들에서 경험으로 바닥부터 키워 나가는 관련 기업들의 미래를 향한 갈망이 꽤나 대단했다. 덕분에 AI로봇과 함께 하던 석 달 동안 내 도파민도 쉴 새 없이 분출되어 출렁거렸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어떤 분야의 어떤 로봇들이 준비 중인지, 성장 중인지 알게 되자 미래의 로봇들이 기대됐다. 어떻게 하나하나 만나게 될지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기대되고 있다. 내적 친밀감은 이미 상당하니까 분명 친구라도 만난 듯 반갑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