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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옐

나의 따뜻함을 발견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 조금씩 내가 모르고 있던 나를 발견한다. 진심으로 나를 응원하는 마음을 느낀다. 그래서 철없이 굴었던 내 모습을 돌아보며 다시 반성하게 된다. 너무나 속이 좁은 나를, 시간에게 하라고 미루는 손을 꽉 쥐고 움직이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 주말, 거리는 어디서 들리는 음악 소리인지 귀를 기울여서 대화할만큼 소란스럽다. 사람이 많은 곳은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문득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느꼈을 때를 돌이켜보면 우연한 만남과 대화를 나눈 이후였다. 워크숍에서 자기 소개를 하라고 했을 때 긴장과 막막함에 두근거렸지만, 막상 해보니 나도 모르게 여기에 온 소감을 얘기하고 있었다. 첫 인사인데 뭐가 그리 반갑고 궁금했는지, 실은 내가 모임에서 주도하는 역할을 좋아했었나,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 같았다.


우연하게 같은 작품과 배경에서 같이 시선이 머무는 경험은 늘 설레게 한다. 어떤 대화보다 서로의 감정이 잘 전달되는 그 순간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오갈 수 있는 마음이 있는 곳에 존재한다면 뿌듯하겠지. 예전에는 전시회 도슨트나 라디오 디스크자키를 꿈꾸기도 했었다. 내가 꿈꿨던 직업들이 결론적으로 누군가와 공감을 나누는 하나의 맥락에서 이어져 있다는 걸 글을 쓰면서 알았다. 맞다. 그래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프리마켓에서 숨겨놓은 듯 아무도 보지 못했던 귀여운 인형을 찾았을 때처럼. 그 앞에 서서 사랑스러운 눈빛을 주고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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