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일교차> 제작 일기

by 오옐


그동안 써왔던 시와 브런치에 연재했던 시를 모아서 독립출판물 시집 <일교차>를 만들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낀 점과 나중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제작 일기를 남겨본다.


시집 <일교차>의 표지.


기획 의도 정리하기

시를 모아보니 하나로 묶어줄 콘셉트가 필요했다. 목차에서 1. 다음 (1)가 있는 것처럼, 글을 하나로 묶어줄 주제를 정한다면 어떻게 묶어야 할지, 글의 순서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여러 고민이 생겼다. 나의 책을 읽게 될 독자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꺼내고 싶을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등등. 이때 기획에 관한 책을 보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에디토리얼 씽킹-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최혜진 저자(글), 터틀넥프레스><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황효진 저, 유유> 이 두 권의 책은 창작자에게 꼭 필요한 질문들을 던져준다. 고민하는 과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꺼내 볼 책인 것 같다.

원고를 모아서 훑어보니 낮의 햇볕같이 따뜻하거나 밤의 쓸쓸한 여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일교차>로 정하고 낮과 밤의 파트로 나눠 페이지를 구성했다.


책의 판형 정하기

짧은 구절이 반복되는 시집의 특성상 세로로 긴 판형이 어울릴 것 같았다. 출근길이나 시간 틈에 잠시 꺼내서 읽어볼 수 있도록 한 손에 들고 다니기에 편한 판형으로 정하게 되었다. 낱장으로 출력해서 잘라서 보는 것과 부피감 있게 책으로 보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달라서, 판형을 정할 때는 다양한 책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내지에 원고와 사진 배치하기(조판)

어울리는 폰트를 찾고, 제목 폰트와 본문 폰트의 크기를 정하고 페이지 번호까지, 원래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나. 편집디자이너로 일을 했을 때는 주로 잡지와 실용서적들을 다루다 보니 본문 글씨 크기가 작은 편이었는데, 요즘에 나오는 에세이와 시집을 보면 글씨 크기가 이전보다 커진 게 눈에 띄었다. 글자 끝에 곡선(세리프)이 많이 들어간 폰트들도 본문에 쓰이고 허용범위가 자유로워진 느낌을 받았다. 과감하고 개성 있는 폰트는 이번 책의 성격 상 쓰이지 못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폰트를 써서 작업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추가로 책에 쓰인 사진 중에 엽서로 소장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책과 엽서 1장을 같이 담았다.


인쇄 종이 정하기, 샘플 출력 해보기

내지는 주로 쓰이는 미색 모조 100g으로 선택했다. 백색으로 할까도 고민했는데 책이 따뜻한 느낌을 담고 있고, 눈에 편안하게 읽히는 것 같아서 고르게 되었다. 표지는 질감이 들어간 종이에 샘플로 출력해 보니 표지 사진의 배경 부분이 희끗하게 보여서 매끈한 스노우지 200g으로 정하게 되었다. 뒤표지의 색상은 모니터에서 보는 것과 출력하고 나서 색상이 전혀 달라서 <색이름 352, 오이뮤(OIMU) 저자(글)>의 색상차트를 보고 색을 정했다. 다행히 인쇄소에서 받아 본 결과물도 마음에 들게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그린라이트 용지를 써보고 싶다. 종이의 종류가 많다 보니 고르기에 쉽진 않지만 다양한 용지에 출력해 보는 재미도 있으니, 다음에도 테스트 많이 해봐야지.(원고부터 써..!!;;)


인쇄소 출력 보내기, 동네서점 입고 하기

이제 오타가 없는지, 놓친 부분은 없는지 최종 점검을 마치고 인쇄소에 출력을 보낸다. 책을 받아보기까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적은 부수로도 출력을 해주는 인쇄소가 많아서 최종 출력본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었다. 독립출판물을 입고하는 서점에 책의 판형, 가격, 발행일 등의 서지 정보와 내지, 표지 사진을 첨부해서 입고 문의 메일을 보낸다. 나의 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입고가 되면 너무나 기쁘다. 어떤 분이 책을 보실까 궁금하기도 하고 책이 어땠는지 감상평도 많이 듣고 싶어 진다:) (입고를 받아주신 책방 지기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그 후의 이야기

독립출판을 하고 난 뒤, 서점에 가서 책을 보면 혼자만 느끼는 내적 동지애가 생기곤 한다. 책이 완성되기까지 치열한 고민의 순간들이 보이기도 하고, 멋지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을 보면서 다음에도 나도 이렇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도 마구마구 샘솟는다. 무엇보다 독립출판의 매력은 만들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저의 책을 읽고 계신 독자님이 계신다면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어간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일교차> 입고 서점

구월서가(@goowolseoga)

책빵소(@bookbbangso)

무엇보다 책방(@more.than_anything)

서점의 스마트스토어나 저에게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책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