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의 정체성
“내일 뵙겠습니다~ ”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회사 문을 벗어나는 순간
언제나 씩씩하고, 어떤 일도 괜찮은 사람, 밝은 사람이라는 가면을 벗는다.
오늘 하루도 수고한 내가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하면서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이라는 ‘오늘’도 사무실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게 씁쓸하기도 해서,
복합적인 감정을 토해내듯 크게 심호흡을 하곤 한다.
그러다가도 퇴근길에 누군가를 만나면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밝게 농담을 건네다가
혼자가 되는 순간에는 또 다시 크게 숨을 내쉰다.
불과 10초 전과 너무 다른 내 모습에
내가 놀라서 묻는다.
“누구냐, 난”
나라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가면을 벗고 그냥 ‘나’가 된 나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옷을 갈아입는다.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들이 옷을 갖춰 입으면서 변신하는 것처럼,
가장 편한 나만의 공간에서 가장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부족함 많고, 사소한 짜증도 많고, 만사가 귀찮은 ‘나’라는 사람으로 변신하는 과정이랄까.
비슷한 듯 다른,
회사에서의 내 모습과 집에서의 내 모습.
하루의 절반을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