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 별 거 아닌 말, 한 마디

by 오융

어둠이 내려앉은 밤.

아직은 쌀쌀한 밤 공기에

서둘러 집 안으로 몸을 옮기려는 데,

아파트 공동 현관문 앞에서 경비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는 주머니에서 공동현관문 키를 꺼내시더니 문을 열어 주셨다.

미처 내가 비밀번호를 누를 틈도 없이.

주름이 패이게 씩 웃으시면서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라는 말과 함께.


참 별 것 아닌 한 마디인데,

오늘의 나는 그 한 마디에 이렇게도 울컥하고 말았다.


요즈음 참 별 것 아닌 한마디 한마디에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서 그런가.

참 별 것 아닌 한 마디가 이렇게나 기억에 남는다.


경험을 마음에 쌓지 말라

우리의 마음은 경험, 습관, 기억을 통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
우리의 마음이 무언가를 경험하면서도 그 경험을 저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억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축적 과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
여러분이 나에게 모진 말을 하면 나는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 상처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 상처는 나의 행위 배경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
- 오늘을 살기 위하여 中


그래,

참 별 것 아닌 한 마디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참 별 것 아닌 그 한마디가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또, 사람을 얼마나 감동받게 하는지.


그래,

참 별 거인 한 마디다.


당분간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저씨의 그 웃음. 그리고 마음을 나눌 줄 아는 그 여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말을 통해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통해 행복을 주는 사람일 수 있었으면.


이렇게 글을 통해서라도 전해본다.

이 감사한 마음,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 모두,

다들 정말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좋은 일이 있을꺼에요.

생겨요, 좋은일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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