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해외여행 : 올해의 내가 작년의 나에게
딱 일 년 전 이맘때다. 공항으로 향하던 그 날 아침에도 오늘처럼 비가 왔다.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안 온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몇 방울씩 투둑 투둑 떨어지던 그런 비.
입사 후 첫 휴가에 들떠있던 나는 친구들과 상해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첫 휴가에, 7년 지기 친구들과의 첫 해외여행이라니. 왠지 어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잔뜩 설레고 있었는데
데려다준 아빠와 인사를 하는 순간이 오자 뭔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혼자 떠난다는 왠지 모를 미안함,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뒤섞였기 때문인 걸까.
그래서 공항으로 향하는 그 날, 여행을 기록하는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버스를 타고 아빠한테 인사를 했는데 친구들이랑 해외여행 가는 건 또 처음이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빠는 늘 나를 바래다주기만 하는 것 같아서, 늘 그런 것만 같아서.
부모의 역할이 그런 거라지만 그래도 이젠 제법 머리가 큰 건지 나도 자꾸만 주고 싶다. 내년 여름 태국 여행을 목표로 열심히 저축해야지.
함께하는 이 시간이 그리 당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시간이 무한정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게, 자꾸만 나를 초조하게 만든다. 이상하게. 그러니 함께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지.
2015.08.02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오늘. 나는 베트남으로 떠난다.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를 달성하는 거다. (비록 통장은 텅장이 되었지만)
여행지 선정부터 비행기 티켓, 숙소, 투어, 맛집 선정, 가이드북 제작까지. 약 반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했던 과정들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론 마냥 계획한 대로만 되지는 않을 거다.
우선은 베트남은 날씨가 덥다. 내가 너무너무 견디기 힘든 습도도 높을 테고. 오토바이에 흙먼지에,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그런 우연들이, 예상하지 못한 대로 흘러가는 일들이,
이번 여행을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 순간으로 만들어 줄 거라고 믿는다.
이번 주는 너무 설렌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 설렌다. 행복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고 싶다.
오늘의 내가, 작년 오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참 잘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