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의 노래 03. 2018
갈비탕
만 원에 한 그릇. 뼈를 들추고 살을 벗겨냈다. 물속에서 오래 삶은 기억이 딸려왔다. 이곳에서는 또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처음 여기로 온 이유를 떠올리고 고기를 뜯어먹었다. 웃었다. 누련 양념장에 살점을 적시고 밥을 국에 말았다. 파가 많다. 푸른 꿈처럼 파랗고 동그란 기억들이 물속 깊이 가라앉았다. 자잘한 것들이 같이 있었다. 눈에 가루가 들어갔다. 눈물을 짜내도 따갑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린 가루가 구석으로 몰려갔다. 혼자 지내는 게 괜찮을까. 뼈만 남았다. 앙상하고 딱딱한 근본이 보였다. 저런 단단함이 부러웠다. 매일 흔들렸다. 연골을 사이에 두고 뼈와 뼈가 엇갈리는 것처럼 내가 나와 있었다.
코를 풀고 휴지를 말아 손에 꼭 쥐었다. 다시는 새어나가지 않을 비밀처럼 꼭 쥐었다. 그가 나를 봤다. 깍두기를 시켰다. 김치도 시켰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흰 밥처럼 우리는 동그랗게 모였다. 한 번 탁 치면 공기 모양 그대로 떨어져 나올 것 같았다. 뼈와 살이 몸을 담그는 환한 대낮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