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쉬웠을지언정...>
겨울방학에 서로 더 깊은 골 만들지 않겠다는 거창한 명목하에
큰 용기를 내어 아이를 (약간)먼 타지로 보냈다.
고작 3주지만 그래도 우리부부에게 수개월전부터 머리를 쥐어싸게한 고민거리였음은 분명하다.
강하디 강한 아이는 당연히 약도 잘챙겨먹고 한다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이렇다할 안부연락은 일절 받지 못한다.
나에게 너는 그런존재구나.
늘어가다 못해 오바되어가는 너의 휴대폰 사용시간만이 너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니,
나는 며칠을 스토커처럼 너의 생활패턴을 파고든다.
그러다 울리는 메세지에 반겨봐야,
시간을 요청하거나, 용돈을 찾거나...
내분명 하루에 한번씩 연락을 해달라 했건만,
너의 대답은 하루에 한번씩 휴대폰 추가요청을 하겠다는거였던지
내가 참다못해 섭섭하다 보낸문자에도 "ㅇㅇ"으로 넘긴다.
나만 애걸복걸이며, 안달복달이다.
내가 불안해하며 전전긍긍해봐야 어차피 내아이는 그가 갈길로 간다.
정서적인 탯줄을 너무 드라이하고, 단호하게 말고 현명하게 끊어내는 일이 지난한해동안 한 노력인데 정말 큰 과제다. 오히려 버둥거리다가 상황만 악화되었달까
허나...
저아이는 이미 끊어내고 도망친지 오래다.
본인의 이해득실에 따라 가까이, 그리고 멀리 그렇게 밀땅을 해대는데도
나는 그 찰나의 가까워짐에 쉽게 흔들리고 무너져내린다.
애초에 끊어내는 일이 어려운 사람으로 태어난 나라는 인간은 굉장한 시행착오를 겪어야하는데,
그로 인한 깊은 '마.상'은 덤이다.
나를 좋아하는 일이 쉽지 않아진 건 알았지만,
나를 싫어하는 일이 별 일 아니게 될 줄은 몰랐다.
내 배아파 낳은 내자식인데, 쉽게 끊어내겠냐며... 그냥 이렇게 상처로 온 마음에 상흔을 남겨도 내몫인거다.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던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