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쏟아내는 글>
정신을 차릴 틈이 없이 지나간 한해.
글을 쓸 힘조차 없었던 작년.
이쪽을 막으며 저쪽이 터지고
저쪽에 몰두하면 다른 한쪽이 무너진다.
그렇게 주룩주룩 밑빠진 독 처럼 딱히 해결을 하지 않은 채로 2025년을 맞았다.
새해가 시작하여 아이의 작년 가방을 정리해주었다.
하지말걸 그랬다.
가방을 정리하는 내내 아이의 찌든 외로움이 보여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 어른이 엄마도 그렇게 고되고 힘들었는데, 너라고 별 수 있었겠니...
사건사고들 속에서
"그래도 엄마는 너를 믿어..." 이한마디 해주지 못한 매정한 엄마였다.
그러는 동안 이아이의 외로움의 색이 짙어지었다.
노트하나하나, 롤링페이퍼, 한해 동안 쓴글 모아주신 문집들을 보면서 왈칵 쏟아진 눈물이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러권의 노트에는 그저 의미없는 그림들로 가득하고,
영혼없는 아이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담으려 드는 녀석의 모습도 스쳐지나갔고,
털어내며 쓸 수 없었던 와중에 보이는 오랜시간 함께 했던 절친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글이 사무치게 아파왔을 거다.
아닌 척 하지만 여린녀석...
그것을 숨기며 강한척 들이대며 지내봐야 돌아오는건 상처인데
아무리 십수년 알려줘봐야 느끼지 못하니 고쳐지지 않는 내아이의 성격과 자질.
그 마음으로 일년을 버텼으니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본인이 누구보다 힘들었을텐데, 그 기분이 힘듬인데 모른척 지냈을건데
나는 나만 힘들다고 다그치고 징징대며 한해를 또 무의미하게 혹은 더 악독하게 흘려보냈다.
사회성이 좋지 않은 ADHD이다.
사실, 주의 집중력도 집중력이지만 난 아이의 일방적인 소통이 눈엣가시였다.
약물로 수년간 집중력은 잡았지만, 소통의 방법은 수두룩하게 겪은 시행착오에도
좋아지기는 커녕 상처만 남겼다.
하나의 상처가 두개의 상처가 되고, 우리 온 가족의 상처로 뭉쳐져 더 큰 아픔으로 돌아오는거다.
엄마의 그릇도 간장종지만하여서, 담아내기보다 다그치고 답답해하고 아이의 아픔에 아픔을 더해주었던거같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가
못하지 싶고,
미안해 하다가
소리지르며 몰아세우고,
방법을 알려달라 허공보며 외쳐도 나는 홀로 싸워내야했다.
그러는 동안 내아이는......
나는
오늘 같은 날은
그냥 한줌의 공기가 되어 증발해버리고싶다.
회피형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