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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chstellar Sep 04. 2020

[마케팅 re:cord] _ 필라로이드

환경을 생각하는 사진인화 서비스

N씨는 에코백을 자주 맨다. 그리고 텀블러를 쓴다. 가끔 카페에서 텀블러에 주세요, 하는 날이면 꼭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태그는 #에코슈머 #텀블러 #환경 #일회용X. 업로드된 피드를 보며 흐뭇하게 웃다가 태그 하나를 빠트린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아, #에코백 까먹었다…. 편하게 막 맬 수 있는 에코백은 eco인지 echo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들이 에코백이라고 하니 그렇게 부른다. 새로 나온 신상 에코백은 배송중에 있다. 국내에는 마음에 드는 예쁜 텀블러가 없어 해외구매대행을 한다. 집에 그렇게 안 뜯은 텀블러가 열댓 개쯤 쌓여있다. 사은품으로 받은 에코백들이 옷장 안에 수두룩하지만 마음에 안 들어 버릴 예정이다.   



SEE

업사이클링이 어려운 커피컵, 종이컵을 재활용하여 사진 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필라로이드(Filaroid)는 지구와 환경을 위해 최종적으로 종이컵 소각을 줄인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는 세계최초 컵사이클링 사진 인화 서비스 브랜드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지구에 없는 감성, 지구를 위한 이성. 이곳에서 사진 인화를 하게 되면 2~3일 내로 사진을 받을 수 있는데, 그 패키지부터 브랜드 스토리가 담겨있다. 종이컵을 재생하여 인화한 사진을 재생지의 느낌이 나는 종이봉투에 한 번 담았고, 그것을 다시 종이로 된 케이스에 넣어 최소한의 테이핑으로 패킹을 한다. 내용물에는 오더한 사진 외에 3장 정도의 종이가 더 들어있다. 하나는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소개하는 브랜드 소개글, 다른 하나는 주문자의 주문 내역, 마지막 하나는 여태껏 유저들이 진행한 '지구를 위한 마케팅' 을 소개하는 글이다.


이 '지구를 위한 마케팅' 은 고객의 리뷰가 한 건당 1,000원의 금액으로 책정되어 환경을 위한 기부로 이어진다는 내용인데, 마치 직접적으로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사진을 인화하여 SNS에 업로드 한 것만으로도 환경운동에 참여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실제로 종이컵 재생 인화지로 서비스를 이용하였으니 동참한 것은 맞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숫자로 와닿게 만들었다. 내가 본 리뷰 사진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현재까지 404건의 고객님 리뷰가 404,000원의 기부금이 되어 환경운동에 기부되었습니다. 화려한 문구나 컬러 없이 심플하게.



FIND

이전부터 에코슈머라는 말이 생기고 에코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었지만, 근래에는 소비자가 의식있는 소비를 추구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전에는 보여주기식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소비를 하는 에코슈머들이 많아졌다. 이 흐름에 편승하기 좋은 브랜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환경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으니 멀리 보기에도 수요가 점차 높아질 것 같다.


이 컵사이클링 사진은 화질은 떨어지지만 LoFi를 추구하는 뉴트로 감성과도 어울리는 퀄리티이다.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트렌드에 맞춰 소비하는 이들, 대표적으로 밀레니얼들에게 적합하다. 사진을 인화하여 방이나 다이어리를 꾸미는 고객에게도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인화 주문 시 받게 되는 '지구를 위한 마케팅' 용지의 문구 중 숫자 부분의 폰트를 다르게 하여 수치를 확 눈에 와닿게 표현한 것이 주목된다. 개인적으로 처음 그 용지를 보았을 때 our mission, 404건, 404,000원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먼저 갔다. 얼마만큼 환경에 기여를 했는지 내가 그 행위의 일원이 된 것인지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스치고 이내 확 와닿았다. 나도 일조했구나.



APPLY

환경문제가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시대에 에코슈머를 겨냥하고, 지구야 미안해 댓글 정도만 달았던 '의식만 있었던' 사람들을 행동하도록 유도한 점이 돋보인다. 이 행동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고 자체적인 캠페인을 진행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똑똑한 소비를 했다는 심리를 가지게 하고, SNS에 뭐든 올려 보여주는 심리와 엮어 '지구를 위한 마케팅'으로 만든 점을 가져오고 싶다.


고객 스스로가 마케팅을 하게끔 만든 똑똑한 마케팅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결을 같이 한 부분을 기억하고 싶다.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소개문 하단에는 해시태그 문구를 주황색 컬러로 기재해놓아 SNS에 업로드할 때 자연스럽게 해당 해시태그를 달도록 유도하는 점도 멋지다.


또 수치를 부각시켜 눈길을 끌고 고객이 확실하게 기여도를 인식하게끔 만든 점을 적용하고 싶다. (뉴메릭 마케팅)




<참고>

https://www.instagram.com/filaroid/

https://filaroid.com/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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