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사고와 시스템 원형
시스템 과학자 피터 센게는 그의 저서 <학습하는 조직>에서 조직이 겪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스템 사고'를 갖추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사업체가 급속히 성장하는 시점에서 회사 내의 전문가들이 초과근무 등으로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자, 이를 해결해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어 좌절했던 친구가 떠오른다.
친구의 회사는 교육훈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회사를 책임진 사장으로서 친구는 직원들에게 초과근무를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리고,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심지어 사무실 문을 일찌감치 잠가버리기도 했다. 어떻게든 직원들이 초과근무를 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직원들은 지시를 무시하고 근무시간을 단축하라는 명령을 어겼으며, 사무실 문을 잠가버리자 일을 싸들고 집으로 갔다.
이유가 뭘까? 문제의 회사에는 영웅, 즉 진정으로 조직을 위하고 출세하는 사람은 1주일에 70시간씩 일하는 사람이라는 불문율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이러한 규범을 만든 사람은 바로 회사 사장인 내 친구였다. 자신이 엄청난 열정을 쏟으며 장시간 노동을 함으로써 그러한 불문율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이를 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 피터 센게, <학습하는 조직>
우리의 일상에서 각각의 사건은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동일한 현상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보통은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현상의 단면만을 보고 있으면 해결이 어려우며 전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즉, '시스템 사고'란 어떤 문제에 대해 부분이 아닌 전체를 바라봄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을 찾는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시스템 사고를 갖추기 위해서 구조를 보는 법을 터득해야 하며, 이러한 구조는 특정 유형으로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이를 '시스템 원형(systems archetyep)'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시스템 사고와 시스템 원형이라는 개념은 MIT 공대 교수였던 제이 포레스터의 '시스템 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에서 출발했는데요. 그는 시스템의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들 간의 상호관계를 묘사하여 변화 패턴들을 추정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시스템 원형은 우리에게 현상을 단편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구조를 파악해서 레버리지를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시스템의 기본 구성 요소
개별 시스템 원형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시스템의 기본 구성 요소가 있습니다. 각각 '강화 피드백', '균형 피드백', '지연'이라고 하는데 그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때 피드백은 우리가 흔히 쓰는 작업에 대한 의견과는 조금 다르게 '형태에 상관없이 주고받는 영향력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강화 피드백(양의 피드백)
변화를 촉진하는 프로세스, 자기강화(Self-Reinforcing) 루프라고도하며, 프로세스의 특정 추세를 가속화합니다. 이때 강화 프로세스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예: 눈덩이 효과, 밴드왜건 효과, 악순환, 빈익빈 부익부)
균형 피드백(음의 피드백)
변화를 억제하는 프로세스, 자기 균형(Self-Balancing) 루프라고도하며, 현재 상태와 원하는 상태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균형 프로세스는 목표 상태가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예: 자전거를 탈 때 넘어지지 않고 서 있는 것, 체온 유지나 동공 조절과 같은 인체의 항상성 메커니즘 등)
지연
많은 피드백 프로세스에는 '지연(delay)'가 포함되어 있는데, 행동의 결과가 서서히 발생하도록 영향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변수가 다른 것에 미치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때 이 지연을 인식하지 못하면 필요 이상의 '과잉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을 틀었을 때 뜨거운 물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시스템 원형 1 -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설명
원하는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강화 프로세스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강화 프로세스는 가파른 성공 곡선을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유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결국은 성장이 둔화된다.
사례
어느 회사가 소수자 우대 정책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충분한 자격을 갖춘 소수인종/집단의 직원들이 회사 전체에 걸쳐 성공적으로 합류하게 됨으로써 정책은 지지를 받으며 활기를 띠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저항이 나타났다. 신규 직원들은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을 누르고 자신들의 자리를 ‘획득’한 사람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각각의 팀이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받을수록, 저항도 거세졌다.
테니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경우, 처음에는 능력과 자신감이 커지면서 빠른 진척을 보인다. 그러나 어느덧 성장속도가 느려진다.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만 하면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만으로는 극복되지 않는 타고난 능력과 관련된 한계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훌륭한 성과를 거두면서 원활하게 돌아가던 신제품 개발팀에 문제가 생긴다. 그간의 성공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창립 멤버들의 작업 방식이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신규 직원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포식자가 제거되자 급속히 늘어나던 특정 동물의 개체수가 어느 시점을 넘으면 먹이 부족으로 감소세로 돌아서게 된다.
관리 원칙
강화 (성장) 프로세스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말고, 제약 요인을 제거하거나 약화시켜라
시스템 원형 2 - 지연으로 인한 균형 프로세스(Balancing process with delays)
설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어떤 개인, 집단, 혹은 조직이 지연 피드백에 반응하여 자신의 행동을 조절한다. 지연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 그들은 결국 필요 이상의 과도한 시정조치를 취하거나 (때로는) 아무런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해 버리게 된다.
사례
부동산 개발업체가 시장이 침체로 돌아설 때까지 신규 부동산 개발을 계속한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로 돌아선 시점이 되면, 이미 다수의 부동산이 추가 개발 중이어서 공급 과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수도꼭지를 돌렸을 때 수온이 느리게 변하는 상태에서 하는 샤워.
긴 생산 주기 때문에 생산율과 공정 중인 재고 등락이 거듭되는 상황.
천안문 광장 학살 사건.(당시 정부가 항의에 대한 반응을 지연시키다가 갑자기 엄중 단속에 나서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관리 원칙
반응이 둔한 시스템에서는 적극적인 행동이 불안정을 낳는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거나, 시스템의 반응성을 높여라.
시스템 원형 3 - 부담 떠넘기기(Shifting the burden)
설명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표면적으로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듯 보이는 ‘단기 해결책’이 활용된다. 이러한 단기 해결책을 많이 사용할수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서는 더더욱 멀어진다. 그로 인해 시간이 흐르면서 근본 해결책을 활용할 능력은 위축되거나 불가능해지고, 증상 위주 해결책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높아지게 된다.
사례
경영진에서 제시한 공격적인 목표에 부담을 느낀 영업 부서가 빠른 목표 달성을 위해 핵심 고객을 위주로 대규모 거래를 한다. 그 결과 소수 고객에게 크게 의존하게 되었고, 산업의 변화로 침체기를 맞이하자 매출이 반토막 났다.
개발 속도가 느려진 상황에 대해 관리자에게 압박을 가하거나 단순히 개발자 수를 늘려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
예산 집행을 점검하기보다는 돈을 빌려 당장의 금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술이나 약품, 혹은 운동 같은 온건한 방법을 활용해서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과중한 업무 부담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은 외면하는 태도.
어떤 분야, 무엇에 대한 것이든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중독 현상.
관리 원칙
근본 해결책에 집중하라. 근본 해결책 도출이 지연되면서 증상 위주 해결책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시간을 버는 용도로 그러한 대책을 활용하되, 근본 해결책 모색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시스템 원형 4 - 개입자에게 부담 떠넘기기(Shifting the burden to the intervenor)
설명
부담 떠넘기기의 한 유형으로, 외부의 ‘개입자’가 문제 해결을 도우려 하는 때다. 개입을 통해서 명백한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것인데, 그러한 작업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시스템 내부의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에 대처할 방법을 전혀 배우는 못하는 상황이다.
사례
자체 인력을 교육시키기보다 외부인에게 의존한다. 긴급을 요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무수히 많은 형태의 정부 지원이 결국은 의존과 지원 필요성만 키우며 끝나고 마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편부모 가정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좋은 도시로 빈곤층이 모이게 만드는 주거 지원 정책 혹은 직업 교육 과정.
기아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인구증가를 확대하는 개발도상국 식량지원.
개인 저축을 줄이고 대가족 해체를 부채질하는 사회보장제도
관리 원칙
자체 문제를 해결하는 ‘상위 시스템’의 능력을 보강하는 데 집중하라.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단발성 개입으로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혹은 내부인이 스스로의 기술, 자원, 인프라를 개발하여 향후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물고기를 쥐어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가르쳐라.)
시스템 원형 5 - 목표 침식(Eroding goals)
설명
부담 떠넘기기 구조의 한 형태로, 단기 해결책이 장기적인 근본 목표를 잠식하는 구조다.
사례
첨단기술 제품 제조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훌륭한 상품과 지속적인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그런데 설계의 ‘탁월성’을 지향하는 회사는 생산 일정을 제대로 통제해 본 적이 없다. 외부의 조사자는 상품 배송 지연 때문에 고객의 불만이 점점 커져서 다른 경쟁 업체로 가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회사는 “우리는 고객에게 제시한 납기를 일관되게 90퍼센트는 지키고 있습니다.”라는 그간의 기록만 믿고, 다른 부분에서 문제를 찾았다. 그러나 일정이 지연될 때마다 회사는 고객에게 말한 납기를 지연시키며 대처해 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고객에게 약속한 배송시간은 길어지고, 길어지고, 또 길어졌다...
관리 원칙
비전을 고수하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는 미션이나 비전을 제시하거나 강조하는 것)
시스템 원형 6 - 단계적 확대(Escalation)
설명
두 사람 혹은 두 조직이 각자의 행복을 상대에 대한 상대적 우위 점유에서 찾는다. 한쪽(A)이 성공할 때마다 다른 쪽(B)은 이를 위협으로 느끼고, 때문에 우위를 탈환하기 위해서 한층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B의 공격적인 행동이 다시 A를 위협하고, 이번에는 A가 더욱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A, B는 자신의 공격적인 행동을 상대의 공격에 대한 방어 행위로 간주하는 때가 많다. 그러나 ‘방어하기 위해서’ 행동하는 A, B 모두 결과적으로 각자가 지향하는 바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사례
A회사가 독창적인 유모차를 개발했다. 아이 셋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데다 가볍고 이동하기도 편리했다. 상품은 나오자마자 어린 자녀가 여럿인 가정에서 대인기를 끌었다. 거의 동시에 경쟁업체 B에서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몇 년 뒤에 B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시기한 A회사가 유모차 가격을 20퍼센트 인하했다. A회사의 가격 인하로 판매가 줄어드는 것을 느낀 B회사 역시 가격을 인하했다. 어떻게든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고 나선 A회사는 한 번 더 가격을 인하했다. 그러자 B회사도 수익성이 위험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가격을 인하했다. 몇 년이 흐른 후, 두 회사는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상황이었고 세 쌍둥이 유모차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관리 원칙
양쪽 모두 ‘이길’ 방법, 즉 각자의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찾아라. 많은 경우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이러한 악순환을 뒤집을 수 있다.
시스템 원형 7 - 성공한 사람에게 몰아주기(Success to successful)
설명
두 사람 혹은 두 조직이 제한된 지원이나 자원을 놓고 경쟁한다. 한쪽이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더욱 많은 지원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다른 쪽에서는 지원과 자원이 고갈된다.
사례
어느 관리자에게 두 명의 부하가 있는데 관리자는 둘을 똑같이 키워주고 싶다. 그런데 부하 B가 1주일간 병가를 낸 사이 부하 A가 특별대우 기회를 얻게 되었다. 부하 B가 병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자 관리자는 왠지 미안한 마음에 그를 피한다. 부하 B를 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부하 A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주게 된다. 부하 A는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하고 실적을 올려서 보다 많은 기회를 얻는다. 두 사람이 처음에는 엇비슷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도, 부하 B는 불안감을 느끼다 보니 업무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해서 기회가 점점 적어진다. 결국 부하 B는 회사를 떠나고 만다.
관리 원칙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균형을 달성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로 추구한다. 어떤 경우에는 제한된 동일한 자원을 놓고 경쟁하지 않도록 둘 사이의 연결을 깨거나 약화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시스템 원형 8 -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설명
개인이 공동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제한된 자원을 순전히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 사용한다. 처음에는 공동 자원을 활용해서 이익을 얻지만 점점 그 이익이 줄어든다. 그로 인해 개인은 자원을 활용하려는 노력의 강도를 한층 높인다. 결국 자원이 심하게 고갈되거나 잠식되거나 완전히 소진된다.
사례
몇몇 사업부서가 하나의 영업부서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각 부서장은 처음에는 영업부서에서 자기네 부서 사업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쩌나 우려했다. 다소 공격적인 어느 부서장이 부서 관리자들을 모아놓고 실제 필요한 것보다 높은 판매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영업부서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도록 할 것을 충고했다. 해당 부서가 영업부서에 추가 업무를 계속 요구하는 것을 보고 다른 부서도 같은 전략을 쓰기로 했다. 새로운 영업부서 관리자들은 모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사업부서에서 들어오는, 점점 높아지는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했다. 영업부서는 이로 인해 엄청나게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게 되었으며 실적은 떨어지고 채용인원은 늘었다. 머지않아 모두가 영업부서를 꺼리게 되었고 사업부서들은 자체 영업 인력을 운영하던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야 했다.
관리 원칙
모든 사람을 교육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자기 규제와 동료 집단의 압력을 야기함으로써, 혹은 공식 규제 메커니즘을 통해서 ‘공유지’를 관리하라.
시스템 원형 9 - 실패한 대책(Fixes that fail)
설명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장기적으로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같은 대책이 훨씬 많이 필요해지게 된다.
사례
어느 제조회사에서 새로운 고성능 부품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초기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CEO는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최대화하려는 마음에 고가의 생산기계 주문을 미뤘다. 이러한 조치는 생산 품질에 악영향을 미쳤고, 품질이 형편없다는 평판으로 이어졌다. 이듬해 고객 수요는 크게 떨어졌고 더불어 이익도 줄어들었다. 그러자 CEO는 신규 생산 장비에 대한 투자를 더욱 꺼리게 되었다.
관리 원칙
장기적인 대책에 집중하라. 그럴 수만 있다면 단기 ‘대책’은 포기하라. 만약 활용하더라도 장기적인 처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버는’ 용도로만 생각하라.
시스템 원형 10 - 성장과 저투자(Growth and underinvestment)
설명
성장이 한계에 다가가지만, 회사나 개인이 추가 ‘역량’에 투자하면 그 한계는 사라지거나 미래로 미뤄질 수 있다. 여기에서 투자는 성장 둔화를 미연에 방지할 만큼 충분히 공격적이고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때로는 핵심 목표나 실적 기준을 낮추어 저투자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러한 일이 생기면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 나타난다. 낮은 목표가 낮은 기대를 낳고, 저투자로 인한 저조한 실적으로 그것이 옳았음이 증명된다.
사례
피플 익스프레스 항공은 폭발하는 수요를 따라갈 서비스 역량 증대가 불가능했다. 회사는 교육이나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린 부분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기보다, 어떻게든 문제들을 앞질러 가면서 성장하려고만 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 품질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회사는 점점 서비스 역량에 대한 저투자라는 ‘해결책’에 의존하게 되었다. 결국 고객은 피플 익스프레스 항공에서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관리 원칙
진정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면 수요에 앞서 역량을 키워라. 그것이 수요를 창출하는 하나의 전략이 된다. 또한 비전을 견지하라. 핵심 실적 기준을 평가하고, 잠재적 수요를 충족시킬 역량이 충분한가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잠재의 비전을 가져라.
시스템 원형을 활용하는 방법
위 10가지의 시스템 원형은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에 담긴 설명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이 시스템 원형 10가지를 살펴보면 조직에서 겪었던 거의 대부분의 문제 상황들이 이 속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조직의 시스템과 문화라는 측면에 봤을 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하더라도 조직이 바뀌지 않는 이유가 여기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목표 침식'이나 '단계적 확대' 같은 경우가 전형적으로 미션/비전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거나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사태이며, 아무리 컨설팅 업체가 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개입자에게 부담 떠넘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 조직화와 인지 부하를 계산하지 못한 팀 설계가 '공유지의 비극'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시스템 원형들은 우선적으로 조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특히 회고나 피드백 그리고 포스트모템 등을 진행할 때 카드처럼 펼쳐놓고 같이 고민해 보거나 혹은 그전에 미리 살펴봄으로써 인지를 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식으로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궁극적으로 나아가자면 조직 전반의 시스템 사고를 정착시키는 문화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조직문화라는 것이 단순히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서 필요한 부가적인 요소라는 인식을 없애줄 수 있는 좋은 예시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