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권의 책은 사실 지금보다 훨씬 전에 3년 전쯤에 처음으로 조직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읽었던 책들입니다. 둘 다 유호현 엔지니어님의 브런치에 기고되었던 글들을 묶어 출간된 책들입니다. 두 책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구글, 트위터,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등)의 조직 원리를 담아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조직문화에 대해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들을 추천드리는데, 그 이유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조직문화가 어떠한 원리로 혹은 어떠한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조직문화를 다룬 책들 중에는 왜 이러한 시스템을 나타났는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단순한 현상들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미션에 집착하는지, 왜 수평적인 조직 형태를 추구하는지 등에 대한 이유를 크게는 '역할 조직'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해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처음에 공부하는 데 있어 큰 얼개를 잡기에 좋습니다.
퇴사 후 조직문화 공부를 시작하면서 읽은 책들 중에 저에게 강한 인상을 던져주었던 책 중에 하나입니다. 강점 연구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마커스 버킹엄이 쓴 책으로, 그가 ADT 연구소에서 전 세계 19개국 2만여 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직장에서 모두가 믿고 있는 9가지의 사실에 대해 반박하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인 것인데, 읽어보면 상당히 타당성이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최근 많이 도입하고 있는 360도 평가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주장했고, 딜로이트에서 등급 기반의 연간 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을 추진함으로써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책을 읽어보면 왜 그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조직문화를 설명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그들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편향된 사실을 주장하곤 합니다. 저는 신뢰할만한 조사나 연구를 바탕으로 했으며, 이를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설명해 주는 정보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조건들에 충분히 부합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 조직문화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중요한 내용들을 잘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넛지>를 쓴 행동경제학 전문가 캐스 선스타인으로, 책의 내용은 집단이 어째서 잘못된 판단과 실수를 내리는지, 정확히는 집단이 오히려 오류를 확대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유심히 읽어 보면 조직의 통제와 압력이 어떤 방식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러한 압력들을 제거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과 더불어 에이미 에드먼슨의 <두려움 없는 조직> 그리고 게리 클라인의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도 함께 읽어보는 걸 권해드립니다. 조직 내 만연한 두려움과 통제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전감 그리고 창의성을 부활시키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의 저서입니다. 동기부여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책 중에 하나일 것 같습니다. 저자는 책 안에서 에드워드 데시와 리차드 라이언의 '자기결정성 이론' 그리고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 이론'을 기반으로 해서 외재적 동기가 아닌 내적 동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나 보상에 대해 고민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역자 후기에도 나와 있듯 모든 내용을 맹신하지는 마시되, 잘못 설계되거나 남용된 보상 구조가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충분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애자일 방법론의 코치이자 전문가로서 늘 호평을 받으시는 김창준 님의 저서입니다. 현대의 조직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 대부분이 IT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회사들이며, 그중에서도 애자일 방법론은 린 소프트웨어, 데브옵스와 더불어 그 변화를 주도한 주요 문화이자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IT와 관련된 지식에 대해서 개발자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관심과 공부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서는 소문은 무성한데 그 실체를 꿰뚫기 어려운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오해도 많고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애자일 방법론이 담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 비개발직군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내용 대부분이 개발에 대한 지식이 아니거나, 있다 하더라도 은유나 비유식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처음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것이 애자일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우리가 조직과 개인에 대해 흔히 믿어왔던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아주는 좋은 책입니다.
조직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투명한 소통, 서로 간의 신뢰, 심리적 안전감과 같은 것들에 대한 중요성이 늘 강조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투명한 소통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뢰를 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며, 설명해 주는 책도 없습니다.
이 책을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하는 것은 우리가 평소 회사에서 동료들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각각 신뢰/두려움/이유/헌신/책임의 대화로 나누어 우리가 대화 시 인지하고 있어야 할 사항들 그리고 이후 성찰을 통해 대화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물론, 여기서 제안하고 있는 '2열 대화 분석'을 실제로 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교정하는 데 필요한 힌트를 얻기엔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조직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은 소프트웨어 조직을 기준으로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개발직군이라면 용어들이 다소 이해가 어렵거나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현대의 조직문화를 공부하려면 깊게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이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본 원리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조직 구조와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면 '목적 조직' 그리고 '매트릭스 구조'와 같은 단어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방법론 중 하나일 뿐, 어디에나 적용이 가능한 것도 아니며 적합한 형태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본 원리와 더불어 어떤 식으로 팀을 나누고 팀 간 협력을 진행해야 되는지에 대한 모델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기반이 아닌 회사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며, 찾아보면 이미 적용된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과 더불어 저는 스크럼과 칸반과 같은 개발 프로세스들에 대한 책들도 읽으면서 이해를 넓히시길 권장드립니다. 저 또한 직접적인 개발에 대한 이해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조직문화의 원리들을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지금 어떠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이해할 수 있고, 반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저는 HR이나 조직문화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대게 실무와 거리를 두거나 실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에 대해, 같은 실무자였던 입장에서 그 효과와 효용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현대 조직문화를 이해하려면 IT 소프트웨어에 대한 주변적인 지식은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책입니다. 위에 책들을 어느 정도 읽으셨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스템 과학자인 피터 센게의 <제5 경영>을 재출간한 것으로 시스템 사고를 기반으로 조직의 문제점들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필독서로 얘기하는 까닭에는 기본적으로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갖춰야 되는 마인드와 태도에 대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단편적인 사건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살펴서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이 시스템 사고는 다른 업무에서도 중요하겠지만 조직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정말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론 위주의 설명들로 채워져 있고, 분량도 꽤 많기 때문에 읽기에 다소 버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훌륭한 책이기에 꼭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