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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권 Aug 08. 2021

OKR은 성과 관리 도구가 아닙니다.

OKR은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도전적인 목표 설정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OKR은 성과 관리 도구가 아닙니다.


아마 스타트업을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라는 용어를 심심찮게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글의 존 도어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된 이 OKR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국내 IT 스타트업은 물론 이제는 대기업과 다른 중소기업으로도 많이 도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OKR 도입에 대한 전격적인 찬양과는 다르게 회사 내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는 OKR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OKR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검색해보시면 OKR의 도입 방법에 대한 글만큼이나 OKR의 실패 사례에 대한 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으실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OKR을 왜 하는지, OKR을 하기 앞서서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되는지에 대해 간략히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OKR의 등장 배경과 목적


등장 배경이라고 해서 OKR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OKR의 목적이 성과 관리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현대의 조직문화 흐름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요구

현대의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다양한 구성원들의 협력과 기여를 필요로 하며, 이때 단순한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닌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2) 구성원의 충분한 동기부여

구성원들의 협력과 기여 그리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구성원 스스로가 충분히 동기부여 되어 있고, 몰입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일 때 가능합니다.

(3) 자율적인 조직과 환경 필요

구성원들이 높은 동기부여가 된 상태로 일을 하려면 지시와 통제, 감시로 이루어진 강압적인 조직 구조가 아닌 자율과 책임 하에 작동되는 조직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4) 미션이라는 공동의 목표 강조

다만, 자율적인 조직은 지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션(Mission)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강조함으로써 조직의 방향성을 얼라인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OKR은 공동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이 미션을 실무와 연결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론입니다. 회사라면 기본적으로 응당 미션, 비전, 핵심가치와 같은 것들을 정해 놓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명문화하는데 그친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미션을 실무에서 지속적으로 고려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고,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 두 사람의 의견으로는 기존의 조직이 행해오던 방식을 바꾸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OKR의 타임라인과 실행 단계를 살펴보면 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회사의 정해진 미션으로부터 출발해서 올해 그리고 이번 분기에 진행해야 될 미션에 대해 합의합니다. 그다음 그렇게 정해진 연 미션, 분기 미션을 바탕으로 팀 미션, 개인 미션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실무자가 회사의 미션을 추구하는 조직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므로 OKR은 그 등장 배경부터가 단순히 조직 구성원의 성과 관리나 평가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조직의 미션을 향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입니다. 조직의 전략을 개인의 목표와 일치시키는 것이 OKR의 가장 핵심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과관리의 핵심은 '평가'가 아닙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측정'도 아닙니다. 뭘까요. 바로 "정렬(Align)"입니다. 우리가 성과관리를 하는 이유는 업무를 정렬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그럼 정렬할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기준점이 바로 기업의 미션(Mission)입니다.

- OKR의 한계점, 최효석
역시나 시작은 미션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이라는 부분은 처음에 Mission(미션)인 부분인 것이고 '어떻게'는 Code of Conduct(행동강령)에 해당이 됩니다.

구글의 미션을 전체 큰 상위 개념으로 하고 그 아래 'Product(제품)에 대한 미션' 그리고 그 Product(제품)를 위해서 일하는 '팀들에 대한 미션' 그리고 '내 개인에 대한 미션' 이 일련의 미션을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고 여기에 굉장히 집착을 한다는 게 가장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션', 우리가 무엇을 할거냐에 대한 기준점을 잡고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평가를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Mission statement(미션 선언문)를 보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어떤 일에 대해 평가를 받을 때 이 두 가지(What, How)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것들을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됩니다. (※여기에 나오는 '평가'는 성과 관리를 위한 평가가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위한 '피드백'에 가깝습니다.)

- [루트임팩트] 구글이 일하는 방식, 민경환 구글 상무
"OKR은 권한 위임 때문에 생겨난 경영 기법&조직 문화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렇다면 왜 구글이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굳이 조직 구성원 개개인, 각각의 팀이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길 바랐을까? 당연히 그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권한과 책임, 주도성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왜 권한을 위임하는가? 시장과 기술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중략)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조직이 중앙 직권적으로 정보들을 끌어모아 분석하고, 다시 실무진에게 전파하는 형태의 조직 구조가 오히려 비효율적이 되었다. 이제는 실무자가 알아서 필요한 IT 기술과 트렌드를 학습하고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주도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권한 위임은 특히나 IT기업에선 필수다.

(중략) 다시 말하면, OKR은 권한 위임이 필요하지 않거나 불가능한 경우에는 효용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 굳이 OKR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이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하지 못하게 압박받는 구조에서도 쓸모가 없어진다. (중략) OKR이라는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의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이루기 위한 다른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OKR을 들여올 게 아니라 보상 체계를 바꾸든, 직급 체계를 재편성하든 권한을 제대로 위임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지, OKR 목표나 설정하라고 시킨다고 해서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

- OKR이 잘 안 되는 이유, 알고케어 BizOps 유디v








MBO와 OKR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실 OKR 이전에도 MBO(Management by Objective)라는 도구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실행 방법만 놓고 보면 둘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도전적인 목표 설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면 MBO와 OKR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므로 OKR과 MBO를 비교하는 것은 OKR을 실행할 때 놓쳐서 안되는 것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https://brunch.co.kr/@tanagement/182

위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MBO는 평가와 관리에 집중합니다. 문제는 이런 평가와 관리가 도전적인 목표의 설정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OKR의 성취율을 놓고 평가와 보상을 내리게 된다면 구성원들이 난이도가 있는 목표를 수립할까요? 아마 성취율을 달성하기에 용이한 적당히 쉬운 목표를 설정할 것입니다. 이는 현대의 성과주의 평가 방식의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는 동기부여 측면입니다. MBO는 Top-down 방식의 방법론입니다. 그러므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의견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기부여라는 것은 스스로 고양되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주입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향식으로 타인에 의해 설정된 목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관심과는 무관하고, 부차적이며, 귀찮고 하기 싫은 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는 반대로 말하면 '구성원 동기부여'와 '도전적 목표 설정'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 설령 이름이 OKR이라고 하더라도 OKR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 구성원들이 OKR을 어려워하고, 번거로워 하고, 심지어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지를 이해하려면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략) 하나만 질문하겠다. OKR의 성취율이 높으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아닌가? 대부분의 경우에 끄덕거린다. 주어진 목표와 지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는 형태(KPI)가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는 OKR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만약 OKR의 성취율이 그대로 평가에 반영된다면, 이듬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도전적이고 Stretch 한 목표가 세워질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OKR 성취율은 평가에 직접 연동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OKR을 진행하는 과정도 평가에 포함되지 않아야 할까? 그건 아니다. 공격적으로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 그 자체는 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 즉, OKR은 평가이면서도 평가가 아니다.

- OKR, 정말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버즈빌 HR Manager 강정욱
성과관리 도구는 성과평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성과에 도전하고 달성하는 것보다 ‘어떻게 평가를 잘 받을 것인가?’를 더 고민한다. 연말 연예대상에서 수상하기 위해 9월부터 11월까지 방송 출연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연예인들의 우스갯소리처럼, 연말에 바짝 KPI를 관리하거나 KPI에 덧칠을 한다.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여기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직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니 직원들은 늘 성과평가에 불만을 가지게 되고 조직의 성과관리를 신뢰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MBO 체계는 성과를 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렸다. 직원들 누구도 성과관리 도구 때문에 조직이나 팀, 개인이 성과를 더 잘 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기업의 CEO나 임원들만이 성과관리 도구로 직원들이 목표에 도전하고 달성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물론 모든 직원이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직원은 성과관리 도구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성과관리 도구를 통해 동기부여 되거나 목표에 도전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성과관리 도구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거나 사내정치에 빠져드는 경우가 더 많다.

- OKR은 기존의 성과관리 도구와 무엇이 다를까?, 태니지먼트 CEO 김봉준









OKR을 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


우리는 위의 여러가지 설명들을 통해 우리는 기존에 OKR에 대해 알고 있던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OKR은 성과 관리 도구가 아닙니다.
OKR은 조직의 전략과 개인의 목표를 얼라인(Alignment)시키는 방법론입니다. 동시에 구성원들과 미션(목표)을 공유하고, 미션을 중심으로 조직을 움직이게 만드는 의사소통 도구이며, 우리 조직이 지금 집중해야 할 것들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OKR은 평가/보상 도구가 아닙니다.

OKR은 구성원들의 목표 달성율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구성원의 높은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게끔 돕고, 그를 통해 조직의 전체 성장을 높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론입니다. 그러므로 OKR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상향식 의사결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OKR을 실행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들에 얘기해보겠습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조직 안에 모든 것들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OKR을 충분히 이해했고, 그 실천 방법을 안다고 해서 회사에 바로 도입하면 잘 동작할까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면 OKR 혼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조직문화 속에서 네트워크처럼 연결되어서 유기적인 형태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OKR을 하기 전에 앞서서 OKR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1. 투명한 정보 공유, 맥락을 전달하려는 습관

OKR과 관련된 정보를 찾다보면 개인 OKR을 전사에 공유하라고 조언하는 글들을 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션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얼라인시키는 것이 OKR의 목적인데, 그것이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목표와는 관련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을지, 혹은 함께 정한 목표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을지 알 길이 없습니다.


OKR을 잘 실천하고 있는 조직은 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자신의 개인 OKR을 볼 수 있게 열어놓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OKR을 도입하자!'하는 순간부터 자동으로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전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구성원들 간의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조직들은 OKR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왜 조직이 OKR을 하려고 하는지 그 맥락을 전달하는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우선순위 결정 프로세스, 자원을 집중하려는 태도

대부분 빠르게 성장한다고 하는 스타트업들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은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 그리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제대로 된 제품이나 서비스도 없는 상황 속에서 빠르게 확장하는데 힘을 쏟습니다. 적은 인원에 충분한 투자금이 없음에도 여러 사업들을 운용하려 듭니다. 당연히 성장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OKR을 실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Objective(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수한 Idea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중에 무엇이 우리 조직에게 성장을 가져다 주고, 무엇이 우리가 자원을 집중해서 이번 분기 동안 해내야할 일인지를 그 우선순위를 제대로 결정하지 못한다면, OKR을 하더라도 바라던 목표를 이룰리 만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OKR을 대할 때 O에 맞는 KR을 무엇으로 정할지만 고민하고, 그에 필요한 방법론만 살펴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것은 O를 이루기 위해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OKR을 통해 집중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지만 반대로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 OKR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던져야 할 질문은 "OKR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있는가?"이다. OKR과 관련하여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존 도어의 정의가 마음에 든다. "조직 전체가 동일한 사안에 관심을 집중하도록 만들어주는 경영 도구" 1년 반 전, 버즈빌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 역시 '과감한 우선순위 설정'이었다. 몇 년 동안 OKR을 운영해 온 조직이고, 모두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순위 설정은 쉽지 않았다. 이것은 비단 버즈빌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즉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조직은 의외로 드물다.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OKR의 정수다.

(중략) 말이 쉽지, 그것은 정말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몇 년간 진행해서 겨우 손에 들어온 제휴를 한 순간에 멈춰야 하고, 세상에 없던 Product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어찌 쉬울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OKR은 단지 그것을 거들뿐이다.

- OKR 도입 후,조직이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 버즈빌 HR Manager 강정욱



3. 미션팀 형태의 조직 모델, 충분한 임파워먼트

앞서 OKR의 등장 배경으로 자율적인 조직 구조 또는 많은 권한 위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조직이 자율적이지 못하고, 충분한 임파워먼트가 되지 않았다면 OKR을 할 이유가 있을까요? 많은 회사들이 OKR을 진행하기에 필수적인 조직 구조도 만들어놓지 않은 채 무턱대고 도입만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OKR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구성원들의 높은 동기부여와 그를 위한 상향식 의사 결정 방식입니다. 팀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면 OKR은 보나마나 Tob-down으로 진행될 것이 뻔하며, 관리자의 Micro Managing이 동반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OKR을 도입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갑자기 해결되지 않습니다. OKR을 하기 전부터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 어떻게 조직 구조를 변경해야 하는가 하면 우선은 기능팀 조직 구조로부터 탈피해야 합니다. 기획팀, 개발팀, 마케팅팀, 디자인팀 이런 형태의 기능팀 구조에서 OKR을 진행하면 그만큼 혼란을 야기하는 것도 없습니다. 하나의 디자인 팀안에서도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개발 팀안에서도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공통의 팀 Objective가 설정이 가능할까요? 설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방향으로 원활하게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독립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미션팀의 모델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던져야 할 질문은 "OKR에 최적화해서 조직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는가?"이다.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다. (중략) 버즈빌 조직 구조도 크게 2번에 걸쳐서 변화했다. 첫 번째는 '기능 Function'에서 '매트릭스 조직 Matrix'으로의 변화인데, 특히 '목적 조직 Chapter / Mission team'에서 OKR의 진가가 발휘된다. 엄청난 충돌과 갈등을 동반하고 말이다. 기존의 기능 중심의 단순한 리더십 체계와 비교했을 때, 다양한 Product Line이 혼재되고, PM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에선 OKR의 핵심인 우선순위 설정이나 커뮤니케이션이 복잡하고 어렵다. 버즈빌도 많이 노력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더욱 신경 썼어야 했던 분기점이 아닐까 한다.

- OKR 도입 후,조직이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 버즈빌 HR Manager 강정욱
OKR에서 두 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패는 정성적인 목표와 관련이 깊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능 단위 조직구조를 가진 회사가 OKR을 도입하면, 직원들이 정성적인 목표에 공감하거나 몰입하기 힘들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회사가 기능 단위 조직구조이기 때문에 OKR 도입에 그만큼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기능 단위 조직은 일을 부서별로 분업해서 처리합니다. CS 부서는 고객 의견을 취합하고, 기획 부서는 취합된 고객 의견을 참고해 다음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 부서는 기획대로 디자인하고, 개발 부서는 디자인대로 개발합니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게가 되기", "고객이 원하는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게 하자" 따위의 정성적 목표는 아무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습니다. 직업윤리적으로 옳은 메시지로만 들릴뿐,  머리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정성적 목표로부터 핵심 결과를 도출해내기 어렵습니다.

- OKR은 그래서 실패한다, 여현준



4. CFR(Conversation, Feedback, Recognition), 평가가 아닌 코칭

존 도어를 포함한 OKR 전문가들이 OKR에서 OKR을 실행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CFR 셋팅입니다. 각각 Conversation(대화), Feedback(피드백), Recognition(인정)을 나타내며, 설정된 OKR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기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CFR의 기타 자세한 방법론은 차치하더라도 여기서 알아야 될 것은 관리자가 평가가 아닌 코칭을 해야한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평가라는 것이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막고 더 높은 성장을 하는데 있어서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가가 아닌 피드백을 포함한 코칭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OKR은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주도적이고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돕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평가를 하게 되면 그 동기부여는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요? 바로 코칭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OKR이라는 방법론만 가지고 와서 빈 칸에 내용을 채워넣으면 마치 코딩된 소프트웨어처럼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헬스를 할 때 트레이너를 필요로 하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헬스장을 등록했다고 해서 빼먹지 않고 제때 운동을 하러 가던가요? 그리고 그 운동이 효과가 있던가요? 마찬가지로 OKR에는 관리자의 CFR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OKR을 도입한다고 해서 갑자기 관리자가 CFR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OKR을 도입하기 전부터 CFR에 대한 훈련을 통해 코칭할 수 있는 습관을 들여놓아야 합니다.


OKR은 CFR을 먹고 자란다. CFR은 특정한 스킬이나 단계라기보다는 조직 전반에 흐르는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와 같다. 사내에 촉진적인 대화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대화는 늘어났지만, 대화가 파괴적인 경우 역기능을 하게 된다. 오히려 대화 없이 혼자서만 일하는 것보다 팀에서 대화하면서 일이 하기 싫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OKR의 확산 단계에서는 구성원들 및 특히 팀장의 역할을 하는 책임자들이 CFR로 무장해야 한다. 팀장들도 할 말은 많다. 하지만 OKR이 원활하게 지속해서 성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팀장들의 CFR은 필수적이다. 임원과 리더급에서의 변화가 없다면 구성원들은 결국 '이러다 말겠지' 하면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 버리게 된다.

- 낯선 OKR을 우리 조직으로 정착시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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