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방주 안에서 뭘 하면서 지냈을까?
성경이야기 10
노아 나이 600세 되던 해에 대홍수가 일어났다.
창세기 7장 11절을 보면 노아가 육백 세 되던 해 둘째 달 열이렛날에 홍수가 땅에 덮였다고 했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간 날은 그보다 7일 앞선 때였다.
그로부터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노아 나이 601세 둘째 달 스무이렛날에 땅이 말라서 노아 가족과 짐승들이 방주에서 나왔다.
이래저래 따져보면 노아가 방주에서 지낸 시간은 1년 17일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방주가 어느 육지에 머물렀던 적은 없었다.
그 긴 시간 동안 물에 둥둥 떠다녔다.
1년이란 시간은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다.
365일 동안 매일 먹어야 했다.
짐승도 먹어야 했고 노아의 가족들도 먹어야 했다.
창세기 6장 21절에서 하나님은 노아에게 먹을 모든 양식을 저축하라고 명령하셨다.
노아는 8명의 식구들의 먹거리도 준비해야 했고 짐승들의 먹거리도 준비해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결한 짐승은 7쌍이 방주에 들어왔다.
14마리이다.
부정한 짐승은 2쌍이 들어왔다.
4마리이다.
노아는 그 짐승들의 하루 먹거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아야 했다.
거기다가 각 짐승마다 최소한 365를 곱한 만큼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했다.
짐승마다 먹거리가 달랐을 텐데 노아는 그 모든 짐승들을 유심히 관찰해서 그 짐승들이 먹을 수 있는 풀들을 장만해야 했다.
오늘날로 치며 노는 동물학 박사, 식물학 박사, 농학 박사 등 여러 방면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이 있었을 것이다.
짐승들의 먹거리는 1년 치를 준비했지만 가족들의 먹거리는 최소한 2년 치를 준비해야 했을 것이다.
왜 2년 치이냐고 하면 노아의 가족들은 방주에서 1년 동안 먹어야 했고, 방주에서 나온 후에 농사를 짓고 추수할 때까지 또 1년의 기간이 필요했다.
그동안의 먹거리까지 포함해서 노아는 8명이 2년 동안 먹을 양식을 준비했을 것이다.
이렇게 준비해서 방주에 들어간 노아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냈을까?
노아의 일상을 생각해 보는 것은 “소설 쓰고 있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노아가 방주 안에서 1년의 시간을 버텨내는 동안 다양한 일들이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노아는 하루의 시작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것이다.
믿음이 좋은 사람은 노아가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예배를 드렸을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때는 성경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예배의 개념도 오늘날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적어도 구약성경의 예배는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이 동반되어야 예배라고 했다.
그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나는 노아가 아침에 일어나서 특별한 종교의식을 치렀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 대신 노아가 했던 중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짐승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이었다.
노아는 매일 아침 짐승들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을 것이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짐승들에게 먹거리를 주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식구들이 아침밥을 먹었을 것이다.
그 후에는 무엇을 했을까?
나는 여기서 엉뚱한 상상을 한다.
아침밥을 먹은 후에 노아가 했던 일은 짐승들의 똥을 치우는 일이었을 것이다.
짐승들도 먹었으니까 똥을 쌌을 테고 그 똥을 치워야 했으니까 노아는 오전 내내 짐승들의 똥을 치웠을 것이다.
아마 노아의 일상은 짐승들을 먹이고 똥을 치우는 일의 반복이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다가 또 다른 일이 하루에 두어 가지 첨가되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허드렛일이다.
짐승들에게 꼴을 먹이고 짐승들이 싸질러댄 똥을 치우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그건 분명 대단한 일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대단한 시간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일 것이다.
일상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