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 하나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by 박은석


컴퓨터 부품을 구하려고 알아봤는데 선뜻 구입할 수가 없다.

저장장치인 SSD 가격이 작년에 비해서 근 2배나 올랐다.

메모리도 그렇다.

작년 이맘때쯤에 10만 원 정도였던 제품이 지금은 20만 원 정도 된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도 똑같다.

중고 가격이니까 조금 저렴할 뿐이다.

반도체와 연관된 메모리 가격이 오른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오를 줄은 몰랐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내 삶의 영역까지 침투할 줄은 몰랐다.

작년 말부터 심상치 않았다.

AI에 대한 뉴스가 연일 쏟아졌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눈앞에 나타나자 막연하게 로봇과 함께 하는 세상을 상상했던 사람들조차 로봇에 지배당하는 세상을 생각하게 되었다.

거스를 수 없는 문명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AI와 그것을 탑재한 로봇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이다.

반도체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컴퓨터에게는 메모리가 하나만 있어도 되지만 로봇에게는 메모리가 수십 개 필요할 것이다.

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달리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 현실을 오늘 내가 맞닥뜨리고 있다.

메모리 다음엔 뭐가 이슈가 될까?

AI가 하루 24시간 가동되려면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은 개발단계여서 전기 문제가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AI가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해지면 여기저기서 전기가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터질 것이다.

당연히 돈이 되는 AI 로봇에게 전기가 먼저 공급이 되고 돈이 덜 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전기가 늦게 보급될 것이다.

그때 억울해하지 말고 기회 있는 한 빨리 태양열 발전시설을 갖추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전기 다음에는 물이 품귀현상을 빚을 것 같다.

AI가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열을 식히기 위해 방대한 양의 물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여윳돈이 있어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면 나는 우선 반도체 관련 주식을 사겠다.

그다음에는 전기와 에너지 관련 종목과 냉각장치 및 물과 관련된 종목에 투자하겠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종목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오르락내리락거릴 것이다.

이런 걸 미리 예측하고 투자 종목을 잘 정해서 넣고 빼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주식과 환율은 하나님도 모른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예측하는지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그렇게 부를 획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부를 잃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자신에게는 확신이 들 것이다.

오히려 남들이 노리지 않는 종목을 보면서 쾌재를 부르기도 할 것이다.

뭔가 잘못되어 갈 때 이게 왜 이러나 의아해할 것이다.

쫄딱 망하고 난 다음에는 하늘이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망했다고 할 것이다.




앞날을 생각하면 갑갑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AI에게 일자리를 다 빼앗기면 뭘 먹고사나?

로봇이 먹거리를 해결해 준다고 하는데 그럼 로봇이 주는 밥을 받아먹고살아야 하나?

내가 로봇의 애완 인간이 되는 것인가?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간은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살면 되고 일은 로봇이 다 해 준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이냐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세상이 하나도 멋져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먹고 마시기만 하는 존재라면 짐승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의미라는 게 있는데 AI와 로봇에 둘러싸인 세상에서는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모든 것이 편안해지는 세상이지만 삶의 의미를 상실한 세상이 도래할 것 같다.

컴퓨터 부품 하나가 세상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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