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면 그전 한 달 동안 읽은 책 목록을 정리한다. 정리하는 시간은 짧지만 그 여운은 오래간다. 한 달에 30-40권을 읽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저자의 이름은 물론이거니와 책 이름도 가물가물해질 때가 있다. 심지어는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책처럼 책장을 넘기다가 몇 페이지 지난 다음에야 읽었던 책임을 깨달을 때도 있다. 한번 읽은 책을 고스란히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인간의 두뇌는 그만큼의 기억 저장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번 읽은 책을 기록해 두는 것은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한 달 동안 내가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특별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추려내는 데도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 도서를 골라줄 때도 도움이 된다.
지난 3월에는 총 42권의 책을 읽었다. 삼일절을 전후해서 독립운동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오랜 독서 습관 중 하나이다. 그렇게 3월을 시작했는데 마음에 어떤 책임감 같은 게 생겼다. 3월은 기독교에서는 사순절(四旬節)이라는 매우 중요한 절기에 해당된다. 부활절 전 40일의 시간인데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은 나름대로의 경건 생활에 힘쓴다. 금식하며 기도하기도 하고 금욕을 실천하기도 한다. 교회에서는 특별새벽기도회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사순절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작년에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시리즈들을 읽었다.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고 도서관에서 8권을 빌려서 봤다. 올해 사순절에는 기독교 서적을 좀 많이 읽어보기로 했다. 헤아려 보니 15권을 읽었다. 한 달 동안 기독교서적을 15권 읽은 것도 아마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지난 3월은 세상이 무척 시끄러웠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폭격을 가함으로써 중동 지역에 전쟁이 발발했다. 뉴스를 보면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고 하는 기사들이 있다. 제목만 봐도 한심하다. 명색이 기자라고 하면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눈치가 있을 텐데 어떻게 그런 제목을 붙이는지 모르겠다. 1967년에 6일 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이 일어난 적이 있긴 하다. 정말 전쟁이 6일 만에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6일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폭격을 가했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이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가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중동 전쟁은 중동에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계는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한 곳의 아픔은 전체의 아픔이 된다.
마음은 심란한데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과연 세상은 선과 악의 싸움을 하는 것일까?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선이 이기는 것일까? 아니면 파국으로 치달아 공멸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접하게 되었다. 핑커 박사는 세상이 점점 더 살기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규범과 법이 생기고 생계가 안정되고 생활이 나아지면서 폭력성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핑커 박사의 말에 최면이 걸리듯이 점점 빨려들었다.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필립 드와이어 박사 외 여러 명이 함께 쓴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손을 댈수록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쪽에 더 마음이 간다. 그러니 최대한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79. <민중과 함께한 조선의 간디 조만식>. 장규식. 역사공간. 20260301
80.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김구 외. 창비. 20260301
81. <영광의 무게>. C. S. 루이스. 홍종락. 홍성사. 20260302
82. <오랫동안>. 장석주. 문예중앙. 20260304
83. <북치는 소년>. 김종삼. 민음사. 20260305
84. <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패트릭 허치슨. 유혜인. 웅진지식하우스. 20260305
85.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김대식. 동아시아. 20260306
86. <저녁별>. 이준관. 지식을만드는지식. 20260307
87. <멀고도 가까운>. 리베카 솔릿. 김현우. 반비. 20260307
88.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제이 셰티. 이지연. 다산북스. 20260308
89.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 R. C. 스프로울. 정종은. 생명의말씀사. 20260308
90. <고난과 죽음을 말하다>. R. C. 스프로울. 김진우. 생명의말씀사. 20260308
91. <R. C. 스프로울의 서양철학사 이야기>. R. C. 스프로울. 조계광. 생명의말씀사. 20260309
92. <붉디 붉은 호랑이>. 장석주. 애지. 20260310
93. <투르크사>. 이주엽. 책과함께. 20260311
94. <지중해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송은경. 열린책들. 20260312
95.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스티븐 핑커. 김명남. 사이언스북스. 20260316
96. <사후생>.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최준석. 여해와함께. 20260317
97. <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김도연. 1984BOOKS. 20260318
98. <칼빈의 팔복 강해>. 로버트 화이트. 김광남. 비전북. 20260319
99. <시편 사색>. C. S. 루이스. 이종태. 홍성사. 20260320
100. <사랑의 요정, 양치기 처녀, 마의 늪>. 조르주 상드 . 김문혜. 동서문화사. 20260321
101. <동주 시 백 편>. 이승원. 태학사. 20260321
102. <파울 첼란, 희망의 자오선을 그린 시인>. 정명순. 신아사. 20260321
103.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에크하르트 톨레. 최윤영. 다산북스. 20260322
104. <지리로 다르게 보는 세계>. 김성환. 아날로그(글담). 20260323
105. <콘스탄티노스 페트루 카바피스 시전집>. 콘스탄티노스 페트루 카바피스. 김정환. 문학동네. 20260323
106. <우리가 사랑한 도시>. 김지윤, 전은환. 교보문고. 20260324
107.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필립 드와이어 외. 김영서. 책과함께. 20260326
108. <순수 박물관>. 오르한 파묵. 이난아. 민음사. 20260326
109.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 빌헬름 슈미트. 강민경. 피카. 20260327
110.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류시화. 연금술사. 20260327
111. <죄 죽이기>. 존 오웬. 박문재. CH북스. 20260327
112. <그리스도의 죽으심>. 존 오웬. 조계광. 생명의말씀사. 20260327
113. <지혜의 언어들>. 김기석. 복있는사람. 20260329
114. <일상 순례자>. 김기석. 두란노서원. 20260329
115.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던컨 웰던. 윤종은. 윌북. 20260330
116. <성도의 견인>. 존 오웬. 조은학. 생명의말씀사. 20260331
117. <영의 생각 육의 생각>. 존 오웬. 김태곤. 생명의말씀사. 20260331
118. <구원하는 믿음의 증거>. 존 오웬. 조계광. 생명의말씀사. 20260331
119. <마틴 로이드 존스의 복 있는 사람>. 마틴 로이드 존스. 홍종락. 두란노. 20260331
120. <개혁신학이란 무엇인가>. 조너선 매스터. 전의우. 생명의말씀사.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