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것이 내 모습이다

by 박은석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인생이었지."


정채봉 선생의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인생이었지>라는 시이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마음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지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 있다.

아내, 아이들, 부모님, 장래의 일, 직장, 건강 등 날에 따라 다르겠지만 온종일 그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그럴 때 내가 누구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왁자지껄 떠들어댈 때면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웃고 즐기느라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런데 가만히 혼자 있으면 그때 본격적으로 내가 끌어안고 가야 할 고민거리가 보인다.

생각에 빠져들고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때 ‘아!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내 생각이 곧 ‘나’를 규정한다.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이 생각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면 나는 지금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시험과 면접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다면 나는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배를 만져보고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체를 느끼려고 귀를 갖다 대고 있다면 나는 새 생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하루 종일 아이들이 염려되고 언제 오려나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아이들의 부모인 것이 확실하다.


내가 걸쳐 입은 옷, 학교 졸업장, 자격증, 나의 지식이나 경험도 나라는 사람을 규정해주는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고급 자동차와 비싼 옷을 입었어도 통장에 돈 한 푼 없는 사람도 있고, 졸업장과 자격증을 갖췄어도 실전 상황에 우왕좌왕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다 기술자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다.

사람의 생각이 그가 누구인지를 드러내 준다.




생각이 바르면 삶의 언행도 바르고 그렇게 바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올바른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배움의 첫 단계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짜고짜 글만을 가르치지 않고 바른 생각을 지니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생각을 가르치는 것이 인생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로버트 풀검이란 사람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을 썼다.

대단한 내용도 아닌데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우리가 유치원에서 대단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기술을 배우는 것도 아니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생각, 바른 마음이다.

좋은 생각을 품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사회에 잘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다. 지능과 재능과 기술은 그다음이다.

백 번 생각해 보아도 맞는 말이다.




남아공의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는 정치범으로 몰려 무려 27년 동안 감옥섬에 수감되었다.

하지만 그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언젠가는 풀려날 것이며 그러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럴만한 정신과 체력을 다져야 한다며 그는 감옥에서도 매일 운동하고 자기계발을 이어갔다.

그랬기 때문에 출옥 후 치러진 선거에서 승리하여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의 나이 76세였지만 그는 거뜬히 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변변치 못한 환경에서도 생각 하나로 위대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대단한 조건이 주어져도 생각이 바르지 못하여 추악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생각하기에 달려 있다.

내가 누구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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