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기다리다 보면 꿈이 이루어진다

by 박은석

맛집이라고 조금이라도 이름난 식당에 가 보면 주차장에 차량이 몇 대는 꼭 주차해 있다.

그리고 식당 한쪽 벽면에는 연예인들, 운동선수들, 유명인사들이 언제 방문했는지 전국에서 최고로 맛있다는 글과 함께 사인을 한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나처럼 음식을 가리지 않고 또 음식 맛을 감별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맛집이든 조미료를 잔뜩 넣은 기사식당이든 그 집이 그 집 같다.

그런데 그런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통하기는 하는가 보다.

그러니까 연예인들이 식당을 방문하면 사인받기에 급급하다.


아니, 사람 입맛은 다 제각각인데 연예인들이 맛있다고 했다고 그게 맛있는 음식이라고 어떻게 보장할까?

그런데도 그게 먹혀든다.

연예인들은 이곳저곳 많은 식당을 드나들 테고 입맛이 까탈스러울 텐데 그 입맛을 충족시킨 식당이라면 대단한 맛집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유명인이나 힘깨나 쓰는 사람의 말이라면 덥석 믿으려고 하는 것은 우리만의 특징이 아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였던 로버트 로젠탈은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직접 실험해 보았다.

그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하버드식 학습능력 검사’라는 것을 실시하였다.

선생님들에게는 몇 달 안에 성적이 오를 수 있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발굴하기 위한 검사라고 설명했다.

그 후에 검사 결과가 나왔다며 각 담임선생님들에게 조만간 성적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학생 20%의 명단을 나눠주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로젠탈 교수의 조작이었다.

학습능력 검사라고 했던 것은 단순한 설문조사 같은 것이었고, 담임선생님께 소개한 학생들은 검사 결과와는 아무 관련도 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몰랐던 선생님들은 자기 반에 곧 성적이 오를 학생이 있다는 소식에 반색을 하였다.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시행한 검사였고,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성적이 곧 좋아질 학생이라고 했으니까 담임선생님들은 철석같이 그 말을 믿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자연스럽게 그 명단에 적힌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기대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로부터 8개월 후에 학생들의 성적을 조사해 보았더니 정말로 로젠탈 교수가 뽑은 학생들의 성적이 상당히 향상되었다.

그 결과를 보고 로젠탈 교수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여러 집단에서 비슷한 실험을 해 보았다.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어떤 집단에서든지 누군가의 간절한 기대를 받은 사람은 학업 성취력도 좋아지고 기술력도 좋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간절히 기대하면 이루어지고, 꿈은 실현된다는 말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다.


그 후로 이 이론은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로 명명되어 심리치료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로젠탈의 명단에 적힌 아이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그 평범한 아이들이 비범한 아이들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대(企待)’라는 말은 ‘바랄 기(企)’자와 ‘기다릴 대(待)’자가 합쳐진 말이다.

바라는 것이 있으면 기다릴 수 있고, 그렇게 바라고 기다리다 보면 꿈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 기대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

꿈꾸는 일을 멈춰버린 것 같다.

기대하지 않으면, 꿈을 꾸지 않으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가 없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꿈도 한번 못 꾸나?

꿈이 없이 살아가기에는, 기대하는 마음이 없이 살아가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나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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