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실수할 때가 있다는 말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숱하게 가 보았던 동물원에서도 그렇고 텔레비전에서도 그렇다.
정말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기나 하는 것일까? 몸이 안 좋은 원숭이가 그럴까? 아니면 발을 헛디디거나 손으로 잡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떨어지는 것일까?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막연하게나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말은 신념처럼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아마 원숭이가 나무를 잘 타기 때문에 시샘이 들어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자기보다 능력이 많은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실수라도 한 번 하기를 은근히 바라지 않는가?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잘 하는 것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다른 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심사가 뒤틀린다. 부러운 것이다. 그래서 잘 한다고 치켜세우고 칭찬을 하면서도 괜시리 그 사람이 실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잘 하는 사람은 좀체로 실수하지 않는다. 설령 실수 비슷한 것을 하는 순간에도 원래 대본에 그렇게 되어 있다는 식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실수조차도 완벽해서 실수 때문에 더 멋있어 보인다. 그러니까 정말 우연히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더라도 원숭이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땅에 착지하기 때문에 그게 떨어진 것인 줄도 모르고 넘어가는 식이다. 그래서 ‘저 녀석은 나와 수준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얄미워진다.
하루 종일 나무 위에서 놀고 있는 원숭이를 보면서 한 번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가 나무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떨어졌는데 너도 떨어져 봐라!’라는 마음이 들어서이고, 그렇게 나무에서 떨어져봐야 우리와 수준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숭이는 원숭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절대로 수준이 비슷해질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은 수준이 같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수준이 같아지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나와 수준이 다른 사람을 꼭 내 수준만큼 끌어내릴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 사람 입장에서도 나를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도 없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살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수준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원숭이는 나무 위에서 잘 지내고 우리는 땅에서 잘 지내면 된다. 물고기는 물에서, 새들은 하늘에서 잘 지내면 된다. 각자 자신의 영역이 있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세상이 있다.
모르긴 해도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는 밀림에서 생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도 자신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 위치에 올라오기까지 무척 힘들었는데 떨어지는 것은 순간이다. 그리고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기가 어렵다. 그러니 떨어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겠는가?
나보다 능력이 많은 사람을 바라보면서 실수하기를 바라지 말자. 떨어지기를 빌지 말자. 괜히 나 자신과 수준을 맞추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각자 뛰는 종목이 다르다.
그러므로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자.
제발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기를... 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