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고등학생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2학기 1차 지필고사가 끝이나고 아이들과 성적으로 상담을 시작하려고 한다. 시험결과는 어떻고, 어떤 노력들을 했으며 어떻게 앞으로 공부를 해 나갈지를 같이 이야기 나누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질것이다. 진작 했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많아지면서 아이들과 대면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변명을 해본다.
경험상 상담하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계획(생각)이 없다. 그냥 맹목적인 성적 향상을 위한 시간죽이기 놀이(학습)를 하고 있다. 성적 상담을 할 수준이 아닌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지만 이것마저 쉽지 않다.
"너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니?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그런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우선 해야될 일부터 생각해볼까?"
"추측이고 생각이니까 틀려도 괜찮아. 같이 생각을 좀 해보자."
"... 그다음은 뭘 해야할까? ... 또 그다음은?"
"니가 원하는 직업을 가졌어. 그럼 뭐를 할꺼야?"
"그럼 이제 마무리 해볼까? 그래서 니 꿈이 뭐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은 있었다. 하고싶은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음이 눈에 보인다. 허공에 구름 띄우기식으로 정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질문을 했을 때이다.
"자 그래서 어떤 ... 이 되고 싶은거지? 음... 가치관 같은 것 말이야."
아이들의 장래 희망 직업에는 가치관이 빠져있다. 제대로 자신의 직업관이나 삶의 가치관이 드러나게 말하는 학생이 없었다. 희망적인 것은 가치관에 대해서 묻기를 시작하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자신이 가치를 정한다는 내적요소를 정하는 것은 성적같은 외적요소처럼 경쟁이 필요없어서 인지 상담의 분위기가 좋아진다. 물론 아이들과 대화하는 20-30분의 시간은 너무 짧다. 질문 몇 개 던지고 대답을 듣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제 성인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꿈을 정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자신 내면에 귀기울이고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면서 또 비현실적인 가능성도 함께 꿈꾸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해보기를 권한다.
*예전 대화중에 진짜 하고싶은 일이 따로 있는 학생도 발견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자신의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이 아팠다. 지금 이제 겨우 고등학교 올라와서 시험 한 번 봤을 뿐인데(이 때 이 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 이었다.), 그것으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버리다니. 아이들에게 성적이라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이 이 시험 하나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거짓말한 어른들의 잘못이 아닐까?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수학성적이 기억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그것이 지금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할까? 나만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나? 내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때 시험만 잘 봤더라도 여기서 이렇게 살지는 않을 텐데라며 후회할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