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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빡쌤 Nov 03. 2020

수학 공부방법 1

고등수학 개념 공부 방법

아이들은 수학 공부와 수학 문제 풀이를 거의 같은 말로 사용한다.


"너, 어제 수학 공부 많이 했어?"

"나 학원 숙제 3장 다 풀고, 기출문제 50문제 다 풀었잖아. 꼬박 세 시간 걸렸어."

"야~ 수학 공부 엄청 많이 했네."


이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수학 시험에서 문제 풀이를 통해 수학 실력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잘 풀어야 수학을 잘하는 것이 되니 당연히 문제 푸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수학 공부방법으로 가장 직관적이고 또 받아들이기도 쉽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개념 이해'이며 개념 이해를 위한 공부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처음 교직생활을 할 때 다양한 문제풀이 스킬을 가르치는데 집중했었다. 그게 교사의 실력이라고 생각했고 아이들도 좋아했다. '학원 선생님'보다 더 '학원 선생님'같다는 아이들의 말을 칭찬으로 생각했었다. 지나고 나니 참 부끄럽고 우스운 이야기이다. 문제 푸는 스킬들을 아무리 많이 가르쳐도 아이들의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느다. 그것은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 전혀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나 아이들의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주된 요인이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 유형과 그 유형에 따른 풀이 스킬을 아는 것보다 수학 개념을 더 정확하고 깊게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 반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니 노력해도 1등급 근처도 못 가는(3~4등급) 아이들의 이유는 단 하나다. 개념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또는 인강) 수업을 듣고 숙제(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확인하여 다시 풀거나 질문하여 해결한다. 일반적인 학습방법이지만 중요한 개념 공부가 빠져있다. 학교나 학원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개념 공부가 끝이 난다. 이것은 개념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개념을 들은 것이다. 수업을 듣는 것으로 절대로 개념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머리가 정말 뛰어나다면 그것만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내가 추천하는 개념 공부는 바로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수학 선생님이 꿈이라고 생각하고 수학을 공부하면 된다.(?) 현재 공부하는 개념을 내가 수업한다고 생각해보면 꼼꼼하게 이해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통계 부분이 너무 어려워서 깊게 공부하는 것을 포기했었었다. 그런데 대학생 시절 고등학생 과외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통계 파트를 공부했는데 그렇게 잘 이해될 수가 없다. 내가 머리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통계를 따로 공부한 적도 없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인데 첫째는 과외비를 받았다는 책임감과 교사로서 공부하는 마인드이다. 교사는 그 단원에 모르는 게 없어야 한다. 그래야 질문을 받아 대답해줄 수 있다. 또 이전 단원의 연계성과 수학적 개념이 어떻게 문제에 응용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이해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이해시켜야 한다는 포괄적 태도로 학습하니 이해를 잘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이 방법을 적용할까? 다른 친구를 가르치는 멘토링 학습을 하면 좋겠지만 비슷한 수준을 가진 친구를 찾는 것도 어렵고 같이 시간을 맞추어 공부하는 것도 사실은 어렵다. 그래서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선생님(학교, 학원, 인강, 유튜브 등 상관없다.)의 수업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형해서 수업을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학습한 뒤, 백지를 칠판으로 생각하여 소리 내어 수업하면서 판서를 하면 된다. 단, 교재나 강의안 없이 수업을 해야 한다. 학생 반응이나 학생들이 문제 풀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학교 1시간(50분) 수업 분량은 20분 정도로 줄여서 수업이 가능하다. 이러한 학습을 하면서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을 깨닫게 되고 또 수업을 해보면서 완전히 자기 것이 되지 않은 부분도 이해하게 된다. 개념 정리부터 증명까지 교과서의 내용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다.


이 공부방법은 나만 주장하는 방법은 아니고 많은 수학 선생님 및 강사들이 이미 추천하고 있다. 그 표현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수학에서 개념 학습이 중요하다. 그러면 내가 개념을 얼마나 잘 공부했는지 확인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백지를 칠판 삼아 듣는 이 없지만 수업을 해 보는 것이다. 수업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그 소단원은 이해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문제풀이 학습으로 넘어가도 된다. 요즘은 유튜브가 인기이니 수업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피드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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