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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빡쌤 Nov 20. 2020

수학 공부의 시작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조언

2학년 담임을 오랜만에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리 반 아이들이 이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잖게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많다. 이제 올해 수능도 코 앞이니 대입이 딱 1년 정도 남았다. 그래서 아이들 학습 점검 좀 해야겠다 생각하고 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격려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우리 반 아이들이 너무 많다. 아니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정말 순수하게 모른다. 공부는 한다고 하는데 공부는 하지 않는 순수한 공부 바보라 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의한 공부계획에 따른 자기 주도적 학습이 아니면 제대로 된 공부로 보기 힘들다. 학원에 다녀오고 학원 숙제를 하는 정도로 수학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학원에서 수업 듣고 학원 숙제한 것으로 수학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원에 끌려다니는 학생은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자신에 맞게 학원을 활용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좋다.


자신만의 수학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학원에서 학습한 시간은 이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수학을 꼭 매일매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 번 수학 학습에 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예상하고 계획을 세운다. 계획은 시간이 아닌 학습 양(범위)으로 하고 꼭 학습이 마치고 학습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수학 학습 계획을 세우고 평가하는 방법은 다음에 다시 자세히 다루어야겠다.


수학은 단계형 교과이다. 이전 단계의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의 학습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이전에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전 단계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언제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 무작정 중학교 교과서(참고서)를 읽어 내려가는 학습은 지루하고 재미없어 금방 지치게 된다. 고2 학생들을 살펴보니 자기가 어느 부분을 얼마큼 복습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현행을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수학2의 함수의 연속을 공부하고 있다고 하자. 두 함수의 곱의 연속성에 대한 문제를 푸는데 도저히 풀 수가 없다면 풀지 못하는 이유가 함수의 연속에 대한 개념(현행)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제시된 문제(또는 개념)에 등장하는 1, 2차 함수, 그래프, 용어 등 이전 단계(후행)의 문제인지 파악한다. 이때 후행 학습의 문제라면 다시 이전 과정의 참고서(또는 교과서)로 돌아가 관련 내용을 정확히 학습한다. 이때 적당히 하면 안 되고 완벽하게 학습한다. 한 번에 중단원정도의 분량을 학습하며 완벽하게 관련 문제(참고서의 예제, 유제 또는 교과서 문제) 해결까지 가능한 상태에서 다시 현행으로 돌아와 학습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웠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간다.


처음에는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작은 소단원(학교 수업 1~2차시) 분량을 학습하는데 2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후행이 많이 부족하면 한 번 학습하는데 4시간도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반복할수록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며 현행 학습의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점점 학교 수업 내용이 이해가 가고 자신감도 늘어갈 것이다.


개념학습이 잘 이루어지면 그다음은 문제풀이 학습을 한다. 개념학습 없이 문제풀이를 시작하는 것은 정말 잘 못 된 방법이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개념은 대충 암기(이해가 아닌)하고 바로 문제풀이에 집중한다. 그러니 문제풀이가 문제 암기로 바뀌게 되어 어렵고 힘들어진다. 문제 해결은 내가 알고 있는 수학적 개념을 적용하고 응용하는 과정이다. 개념을 어떻게 문제에서 표현하고 있으며, 어떤 핵심 아이디어가 사용되었는지 확인하는 게 목표다. 문제집은 본인의 실력에 맞게 구입하는 게 좋다. 너무 많이 맞는다면 배울 게 없는 문제집이고 너무 많이 틀린다면 학습에 힘이 들어(감정도 많이 상하게 됨.) 지치게 되므로 적당히 맞는(약 70% 정답률) 문제집을 선택해서 학습하는 게 좋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잘 푸는 것에 중점을 두고 천천히 학습해간다. 틀린 문제에 대해 오답노트까지 권하지는 않지만 체크는 꼭 해두었다 다시 한번 풀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출문제로 주기적으로 학습을 점검하면 좋다. 대부분 문제집은 각 단원별 문제가 출제되므로 자동으로 적용 개념에 대한 힌트가 제시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대단원이 마무리되면 진도에 맞는 이전 모의고사를 풀어보길 권한다.


(수학 공부 계획 세우는 방법이나 문제풀이 학습 방법에 대한 것은 나중에 더 자세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다.)


수학 학습은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평가가 이루어지며 수정하고 재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완벽한 자기 공부방법을 찾아낸다. 한 번 학습에 어느 정도 분량을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시간을 학습할 때 높은 집중력을 보이는지 알게 된다. 자기 역량을 파악하여 자신에게 최적화된 효율적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에 동기가 부여되는 경우가 많다. 외부적 보상보다 본인의 계획을 성취하는 내재적 보상이 지속적인 학습 역량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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