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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Aug 20. 2023

동안이 뭐길래

어느새 나도 한 살 더 먹게 되는 내 생일을 어떤 이벤트도 없이  무덤덤하게 지나가게 되었다. 반면에 자글자글한 눈가 주름과 잡티, 그리고 머리 여기저기 잡초처럼 삐죽삐죽 자라나는 흰머리가 신경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흰머리 염색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주변지인들에게 묻는 나를 발견한다.

우울증을 겪으며 죽겠다고, 죽을 거라고 애면글면 하던 내가 아직은 흰머리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는 무엇일까.


무심했던 나도 '동안'이라는 단어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건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스스로 방증하는 것일 테다.


문득 책을 읽다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고, 부르짖는 '동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젊음은 아름다운 만큼 불안하고,

그 불안의 힘으로 새로운 것들에 겁 없이 부딪히고,

젊음은 아름다운 만큼 가난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만큼 위험하고 무모하여 두들겨 보지 않고 돌다리를 건넌다.

모르는  길조차 누군가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구 달려갔으며 새로운  것, 실패할지도 모르는 일, 낯선 세상 앞에서 젊음은 아름다웠다.

                       ㅡ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p44  김별아ㅡ


작가 김별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내게 묻는 듯하다

  

"당신은 그런 젊음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

"현명해졌다는 변명아래 겁쟁이에 소심쟁이, 그리고 의심쟁이가 되지는 않았는가?"


그런 마음의 상태가 '동안'이 아니라 '노안'이라고 말한다.


외형이 아니라 내 마음상태를 들여다보아야겠다.


나는 동안인지, 노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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