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과 나의 취향

어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일까?

by 이자까야

며칠 전에 당장 입을 것도 아니면서 단순 호기심으로 '요즘 재킷 트렌드는 어떤 게 유행하고 있나' 한 번 검색해 보았다.


다음날 네이버 쇼핑의 '친절한 알고리즘'은 내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좋아할 만한? 재킷 디자인으로 구입 리스트를 구성하여 알려줬다.


마치 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분이

"고객님~ 이 옷 너무 잘 어울리세용~!"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저 지나가다 옷 한 번 만져본 것뿐인데 의류 매장 직원분께 홀려서 이 옷 저 옷을 입고 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멍 때리며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재킷을 스크린 위로 터치, 터치하여 구체적 디자인과 가격을 체크하는 나를 발견한다.


가만!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나는 재킷을 입을 일이 거의 없다. (병 때문에 학교도 못 나가고 있다 ) 그렇다고 매번 병원 진료실에 재킷 입고 취업 면접느낌으로 갈 수도 없고.


생각을 정리해 보니 나는 재킷을 살 생각도 없었지만 알고리즘이 나를 스크린 속 재킷들 사진을 하나하나 터치하게 한 것이다!


우와... 이거 은근히 무서운걸?



알고리즘이 내게 이렇게 말한다.

"이자까야, 넌 이 제품들을 좋아해."

"그러니까 내가 추천한 제품들 검색해 보고 빨리사!"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결정하다니...

솔직히 헷갈린다. 내가 좋아해서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깨닫게 해 준 것인지, 알고리즘 때문에 내가 이런 취향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인지.


어쨌든, 알고리즘이란 놈이 나의 아이덴티티를 감히 결정 지으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섬뜻했다.



여러분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인터넷으로 충동구매를 했거나, 아니면 지금도 인터넷 장바구니에 한 가득 제품들이 담겨져 있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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