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aid

by 쥬링

손가락을 다쳤다. 손가락에도 심장이 달린 줄 알았다. 욱신욱신 쿵쾅쿵쾅. 매일 후시딘을 바르고 밴드를 붙였다. 한국에서 챙겨 온 밴드는 금세 동났다. 나는 마트로 향했다.


CVS, Target, Walgreens. 나는 cvs를 자주 애용했다. 별 뜻은 없고 그냥 제일 가까웠다. 마트 한 편에는 약국이 있고, 약국에서 말하지 않더라도 마트에 물건 고르듯 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병원비가 너무나도 사악한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약이 발달된 느낌이랄까. 타이레놀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봤다. 한국의 게보린 같은 "에드빌"이라는 약을 추천받아 몸살 기운이나 두통이 있을 때 먹고는 했는데, 효과가 너무나 좋아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밴드를 파는 코너에 들어섰다. 역시나 다양한 쓰임이 있는 밴드가 진열되어 있었다. 새끼손가락에 감싸질 적당한 크기의 밴드를 찾아보다가 나의 시선을 삼킨 구간이 있었으니.


OURTONE, 우리의 톤


피부색 맞춤 밴드. 사실 세포라에서 화장품을 구경할 때 백인부터 아시안, 흑인까지 아우르는 파운데이션 컬러 20여 가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 새로웠던 기억이 있는데, 밴드 색을 고려하다니. 한평생 살색 밴드만 봐와서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이 있었던 듯하다. 뉴욕에서 모두 everyone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나이키 소호점에서는 플러스사이즈 마네킹과 일반 마네킹이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 적이 있다. 우리나라 미의 기준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것들이 뉴욕에서는 평등 equality이라는 단어로 연결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다는 듯이 대중에게 각인된다. 이들은 자신이 덩치가 있고 뚱뚱하다고 해서 자존감이 낮지 않다. 사회가 주는 시선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인 바람이 불어오면 좋겠다.



IMG_5841.JPG cvs 밴드 코너



p/s.

당신에게는 "모두"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이전 09화Central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