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골길을 지날 때
텅 비어있는
버스 정거장 부스를 보면
달려가
안기고 싶다
기다란 의자 위에
다리를 고추 세우고 앉아
자주 오가지도 않는 버스를
그냥 한번 오랫동안
기다려 보고 싶은 울렁거림 때문이다
그리고
휘익
그저, 지나가고 마는
흙빛 바람을 바라보며
무심히,
버스에서 내릴 사람을 기다린다
턱을 괴어보다
지루하면 발장난도 하다
그러다
깜빡
기다리던 게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느리게
펄렁 펄렁 바람을 보내다
사막 둔덕 낙타처럼 아직도
가슴에서 나가지 못하고
혹은, 살고 있는
하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 기다리고 싶다
멀리 저만치
뽀얀 먼지에 덮여
지리하게 오고 있는 버스
시골 정류장 비어있는 부스를 보면
언제까지 오지 않을지도 모를 것을
나도 한번
기다려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