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더니
정말로 하늘에 큰 구멍이라도 뚫렸을까?
이달 들어 초에는 경기를 비롯한 중부권에서 호우로 피해가 속출하더니만
엊그제는 전남에서 불어난 강물로 구례가 초토화가 됐다.
얼마나 급했으면 소가 필사적으로 탈출하여 축사 지붕위로 기어 올라갔을까?
부산은 오늘 아침 힌구름 사이로 간간이 푸른 하늘이 보인다.
햇볕이 나고 아파트 숲 에서는 왕매미들이 짝을 찾아 우는 소리가 귀전을 때리곤 있지만
예보엔 오늘 3시경에 제5호 태풍 '장미'가 많은 비를 몰고 경남지방으로 상륙한다고 한다.
며칠전 중국 산샤댐이 무너지나 어쩌나 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강건너 불구경 하듯 했는데
물난리가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으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하늘이 노했나?
업친데 덮친다는 말이 있듯이
수해를 입고 있는 지역에선 물도 아직 다 빠지지 않았는데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찾아온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3시경 통영으로 제5호 장미가 상륙한다는 데 우산을 쓰고 병원에 간다고 나섰더니 그야말로 장대비가 쏟아졌다.
우산을 써도 바지가랭이가 다 젖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도로에 고인 물을 튀기면서 냅다 달린다.
농촌에선 올해 농사를 다 망쳤다.
모를 심어놓은 논에는 붉은 흙탕물이 차 올라 논인지 강인지 구별이 안된다.
한강에 노는 잉어들이 물길을 따라 여의도까지 들어왔다가 물이 빠지자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하고 도로에서
퍼득이고 있는 것을 동물구조대가 주워다가 도로 강물 속으로 넣어 주었다나 어쩌나?
어서 가서 용왕님한테 비 좀 그만 내려라고 일러라. 사람들 다 굶어죽게 생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