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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관한 소고

by 남청도

예년 같았으면 장마가 그칠 때가 훨신 넘었는데도 올해는 이달 10일께나 그칠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6월20일부터 약 한 달간 장마가 계속되다가

7월20일깨 끝이 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꼬리가 길다.

비가 오다 그쳤다 반복하다보니 기상청도 헷갈리는지 잘못 예보하는 경우가 많아

'구라청' 또는 '오보청'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내 어릴 때만 해도 시골에선 천수답이 많았다.

모내기를 해서 비가 오지 않으면 모를 심어 놓은 논바닥이 거북 등 처럼 쩍쩍 갈라졌다.

오뉴월 땡볕에 논에 물이 마르면 벼는 잎이 말라 비틀어지고 농민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제때에 비가 와서 농사가 잘 되어도 식구들이 먹을 양식을 장만할동 말동 한데 벼가 말라죽어버리면 굶어죽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뭄이 들면 이조때만 해도 굶어죽는 사람들의 숫자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배를 타면 화물도 적재하지만 선원들이 먹고 마실 식료품도 싣고 물도 싣는다.

물을 많이 실으면 화물을 많이 싣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한 연료와 청수는 적게 싣는다. 청수도 잡용수와 음용수를 나누어 최소한의 양만 싣기 때문에 항해도중에 물이 떨어지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그런 경우 열대지방을 항해하게 되면 정오부터 2시 사이에 스콜이 내리는데 그 빗물을 받아서 탱크에 넣기도 하고 선원들은 그 시간에 갑판에 나와 알몸으로 비누칠하고 샤워를 한다. 음용수가 떨어지면 바닷물을 증류하여 그 속에 미네랄을 섞어 마시기도 한다.


바닷물을 끓여 청수를 만드는 방법엔 스팀선에서는 조수기에 스팀을 사용하여 끓이기도 하고

디젤선에서는 주기 냉각수로 바닷물을 끓인다. 대기압하에선 물은 100도C가 되어야 끓지만 압력을 낮추면

680mmhg에선 35도C정도에서도 끓는다. 증발된 스팀을 냉각하면 청수가 된다. 증류수는 보일러용 관수로 주로 사용하고 비테리 증류액으로도 보충한다. 염분이 보통 1ppm미만이다.


이태리에서 청수를 수급 받으면 물속에 고형분이 많아 기계의 작은 구멍이 자주 막혀 고장을 잘 일으킨다.

대리석 성분이 물에 녹아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연료유와 윤활유는 청정기를 운전하여 찌꺼기를 걸러 내는 데

실링워터라 하여 물을 작은 노즐을 통해 공급하는 데 자주 노즐이 막혀 고장을 일으켰다.염분농도도 높았다.

캐나다에서 물을 받으면 눈 녹은 물이라서 그런지 염분 농도도 아주 낮고 물이 아주 순도가 높았다.


비도 만물의 생장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한꺼번에 많이 내리면 홍수와 산사태로 피해를 입힌다.

근래 들어 하늘이 노했는지 비가 왔다하면 장대비를 퍼부어 물난리를 겪게하고 인명사고도 발생시킨다.

가뭄때 지내는 기우제 대신에 '이제 비 좀 그만 내려 주이소' 하는 '지우제'라도 지내야 할까 보다.

빗물도 잘만 이용하면 자원이 되지만 준비없이 무시했다간 큰 낭패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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