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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by 남청도


우리는 기쁠 때나 슬플 때 눈물이 난다.

감정이 북받치기 때문이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고 알려져 있다.

잡아 먹는 동물이 애린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먹이를 먹을 때마다

눈물이 찔끔찔끔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악어의 눈물을 위선적이라고 한다.


지난 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초유의 심야 열벙식에서 세계 최대의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신형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그리고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이른바 '신무기 4종 세트'와

신형전차,자주포,대공 미사일 등도 선보였다.


김정은은 이날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면서 "하루 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했다.

남북 연락 사무소 폭파에 이어 해수부 공무원 총살과 시신 불태우기 만행까지 저질러 놓고선

앞으로 잘 지내보자는 유화 제스처는 악어의 눈물이나 다름없다.


문대통령이 제안한 공무원 사살 남북공동조사에 대해서는 보름이 되도록 일언반구도 없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김정은의 발언이 "이례적"이라며 "멈춰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복원하자는 우리 의지에 화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전인수도 유뷴수다. 우리 국민을 잔인하게 죽여놓고도 부하를 시켜 '미안하다'고

한 것을 감읍하여 '성은이 망극하옵니다'고 아부나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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