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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by 남청도

내가 태어난 고향은 까막골이다 한자로는 일제때 바뀐 오동부락이다.

부락이란 말도 일본에서는 하층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일컫는 말이라고 들었다.

오동(烏洞)이란 까마귀오자와 마을 동자가 합쳐진 말이다. 말하자면 까마귀가 많이 사는 골짜기 동네란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어릴 때 보면 까마귀기 많았다. 물론 까마귀 보다는 까치 숫자가 더 많긴 했다.

까마귀는 전체가 검고 또 우는 소리도 별로 호감이 가는 소리가 아니어서 까마귀를 보면 재수 없다고 침을 '퉤 퉤"하고 내뱉곤 하였다.


까치는 우는 소리가 곱게 들려서 특히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는 말이 있어 반겨했다.

까치는 덩치가 까마귀 보다 작아도 까마귀를 물리친다. 몇마리가 연합해서 까마귀를 공격하기도 하고 매가

공격해와도 여러 마리가 합동작전으로 물리친다. 새들 가운데서는 까마귀의 지능이 제일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까치가 더 지능이 발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지만 효도는 까마귀가 낫다고 한다.

반포지효(反哺之孝)란 어미가 늙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 새끼들이 자란 뒤에 어미 먹이까지 구해다 먹인다는 효성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호주 동남부 한 공원에서 60대 남성이 까치에게 두 눈이 쪼이는 공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15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3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동쪽으로 215km 떨어진 세일에서 자영업을 하는 제임스 글린드맨은 평소처럼 공원 의자에 앉아 점새ㅣㅁ을 먹다가 느닷없이 까치의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까치의 날카로운 부리에 두 둔이 쪼여 얼굴 전체가 피투성이가 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그를 급히 멜버른에 있는 눈.귀 전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했다고 한다. 까치의 부리에 각막이 관통된 왼쪽 눈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약 2시간에 걸친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배를 탈 때 LPG 선을 타고 멜버른에 들어갔었다. LPG기지가 있어 화물을 실러 들어간 것이다.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조깅차림으로 인근 숲길을 뛰어가고 있었다. 숲길이라도 차들이 지나갈 수 있는 넓은 길이었다. 아무도 없는 숲속 길을 나혼자 뛰고 있는 데 나무가지 위에 올라앉아 있던 까치 한 마리가 나를 보고는

급강하여 부리로 쪼아보려고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까치라는 놈이 제 정신이 있는 놈인가 싶었다. 주변에 있는 나무 막대를 얼른 주워서 경계를 하는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두어번 공중 회전을 하고서는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 까딱했더라면 나도 눈을 쪼일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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