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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왜구

by 남청도

옛날부터 각지방마다 특색이 있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인구에 회자되어 내려왔다.

"벌교 가서 주먹자랑 하지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 하지 말며,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

옛날부터 벌교에는 주먹 센 넘들이 많았기 때문에 외지에서 벌료에 가서 뭣 모르고 시비를 붙었다가는

주먹쟁이들한테 코피가 났었다. 또 여수에 가서 돈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은 여수가 한 때 밀수 근거지여서

돈쟁이들이 많이 있었다. 밀수자금이 넉넉히 있어야 하므로 웬만한 부자는 명함도 못 냈다. 그리고 순천에는

옛날부터 미인이 많았다. 그래서 웬만큼 인물이 잘 났다고 까불어 샀지만 순천에 가면 저잣거리 아주머니도 그 보다 인물이 났다는 말이 있다.


그런 자존심이 강한 순천시는 2025년까지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 일원에시비,도비 국비 등 311억 예산을 투입하여 정유재란 당시 참전한 한.중.일 장수 5인의 동상건립을 추진해 왔다고 한다.

동아시아 3국의 7년 전쟁을 추모하고 평화공존의 장으로 만든다는 취지란다.

한편 순천시가 추진하는 한.중.일 평화정원 조감도에 나온 임진왜란 때의 일본 장수는 고니시 유끼나가(小西行長)는. 1592년 사위인 대마도주 소 요시토시( 宗 義智)와 함께 병력 1만8천명을 이끌고 부산을 침공해 일본군 선봉장으로 활약하며 평양성까지 함락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토착왜구냐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결국 순천시는 18일 일본장수의 동상건립 계획을 철회했다고 한다. 토착왜구가 아니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제 정신인가? 임진왜란때 그렇게 당하고도 그것도 모자라 나라까지 빼앗긴 후에 처녀들은 위안부와 정신대로 끌려 가고 남자들은 군함도 탄광에 끌려가 부지기수로 죽었는데도 이 땅에 당시 침략자 장수의 동상을 세우겠다고? 지금도 반도체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세 가지를 금수조치로 골탕을 먹이고 있는 판에 일본장수 동상건립이 웬말인가?


'나무라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왜정시대에 일본놈 보다 더 얄미운 놈이 일본놈 압잡이였다. 그 놈을 바로 토착왜구라 했다. 토착왜구란 일본놈이 아니라 조선인으로 일본놈 앞잡이 노릇을 하는 동족이었던 것이다.

토착왜구(土着倭寇)는 일본의 불법침략전쟁당시 친일파를 칭한 용어로서 현재도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들과 부역자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는 유래를 보면 아래와 같다.


일제강점기 이태현이 쓴 정암사고라는 산문집에서 '토왜(土倭)’라는 말이 친일 부역자란 뜻으로 사용됐다.[2] 사학자 전우용은 이태현은 그 말의 창안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서 많이 쓰다 보니 지식인의 문집에도 등재되었다고 추정했다.

또 토착왜구라는 표현이 처음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08년으로 보고 있으며[3]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는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이 실려서, 토왜를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으로 규정하고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1.뜬구름같은 영화를 얻고자 일본과 이런저런 조약을 체결하고 그 틈에서 몰래 사익을 얻는 자. 일본의 앞잡이 노릇하는 고위 관료층.

2.암암리에 흉계를 숨기고 터무니없는 말로 일본을 위해 선동하는 자. 일본의 침략 행위와 내정 간섭을 지지한 정치인, 언론인.

3.일본군에 의지하여 각 지방에 출몰하며 남의 재산을 빼앗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자. 친일단체 일진회 회원들.

4.저들의 왜구 짓에 대해 원망하는 기색을 드러내면 온갖 거짓말을 날조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독을 퍼뜨리는 자. 토왜들을 지지하고 애국자들을 모함하는 가짜 소식을 퍼뜨리는 시정잡배.

사학자 전우용은 '토왜'를 현대식으로 풀어 쓴 말이 '토착왜구'라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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