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휩쓸고 지나갔다.
부산서도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던 60대 여성과 지붕에 올라가
대비작업을 하던 남정네가 추락하여 두 명의 사상자를 내었다.
해운대 고층 아파트에선 유리창이 깨지는 등 큰 손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오늘 친구들과 같이 금정산으로 등산을 갔는 데
태풍이 휩슬고 간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뿌리채 자빠진 큰 나무들, 중간 허리가 부러진 나무 가지가 꺾인 나무가 부지기수였다.
길바닥엔 빗물에 흙더미가 패여 골이 생긴 곳도 있고 곳곳에 나무가 넘어져 길을 가로 막고 있는 곳도 몇 군데 있었다.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북 태평양에서 저기압을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구는 적도를 기준으로 하여 북반구에선 필리핀 부근에서 빌생한 태풍이나 저기압은 북태평양으로 몰려 가서
북아메리카의 록키산맥에 많은 비를 뿌린다. 미국,캐나다의 록키산맥 주위에는 산림이 우거져 한때 원목을 많이 수출했다.
남반구는 저기압이나 태풍 같은 큰 바람도 북반구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의 키 큰 삼나무들이 강한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것은 땅밑에 있는 뿌리들이 서로 엉켜서 둥치가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나무도 마찬가지다. 대나무 숲은 키 큰 대나무가 옹기종기 서 있다. 땅밑의 뿌리는 서로 엉켜 있어 웬만한 바람이 불어도 굼쩍도 하지 않는다. 서로의 작은 힘을 합쳐서 큰 힘에 대항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태풍은 우리나라에선 연례행사처럼 몰려 온다. 태풍이란 지역적인 큰 바람에 대한 고유명사다. 인도양에선 사이클론이라 하고 멕시코만에선 허리케인이라 한다. 남반구에선 무어라 하는지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바람이란 지표면에선의 기온차에 의한 공기의 이동을 말한다. 지역에 따라 기온이 다르면 그 차에 따라 바람이 일고 대소의 차에 따라 바람의 세기도 달라진다. 이는 자연현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태평세월만 있는 게 아니고 금년과 같은 코로나19사태가 찾아와서 경제활동과 여가를 박살내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와 같이 여름이 지나가고 찬 겨울이 찾아오면 준비하지 못한 베짱이는 갈 곳이 없다.
안면몰수하고 개미를 찾아가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우선 추위를 피해야 하고 당장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똑 같은 나무지만 뿌리채 흔들려 나자빠지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강한 바람에도 깊숙하게 뿌리를 내린 나무는 끄떡없이 견딘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했듯이
평소에 단련이 된 사람은 큰 어려움이 닥쳐도 꿋꿋이 지켜낸다.
10호 태풍 히이선도 다행히 진로를 약간 동쪽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그래도 대비는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