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거북이 같아

by pahadi







한 품에 쏙 안기던 아이가 제법 무거워졌다. 2-3시간마다 우유를 먹이던 시절은 참 더디게 간 것 같은데 돌아보니 모든 게 순식간이었다. 슬며시 거울을 본다. 나는 언제 또 이렇게 늙었나.


이제 꽤 무거워진 아이를 안는 대신 업는다. 길어진 팔로 내 목을 단단하게 감을 수 있어 안는 것보다 업는 게 편하다. 우리 엄마는 내가 꾀병을 부릴 때면 늘 모르는 척 등을 내어주셨다. 엄마 등에 업혀 따뜻한 심장 소리를 들으며 발을 살랑살랑 흔들면 구름 위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기억을 아이에게도 주고 싶어 나도 아이를 자주 업어준다. 굳이 업어달라고 하지 않을 때도 "업어줄까?"라고 물으며 등을 내민다. 손바닥에 토실토실한 엉덩이가 포옥 닿는다. 등에 따뜻한 온기가 스민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이 무게마저 사랑스럽다. 이 순간을 기대하는 건 아이보다 오히려 나인 것 같다.


아이가 말한다. "엄마 꼭 거북이 같아." 아이는 우리가 진짜 거북이로 변신한 듯 신이 난 목소리다. 거북이가 느려도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해본다. 행복해지는 일이 사실 별게 아니다. 그 쉬운 걸 늘 아이 덕에 깨닫는다.

이전 04화둥글둥글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