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새끼니까 예쁘지

by pahadi






팔은 안으로 굽고,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귀여운 법이지. 이리 보아도 예쁘고 저리 보아도 사랑스럽다. 오물오물 밥 먹는 입과 야무지게 블록 놀이하는 작은 손. 다다다 뛰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엽고, 춤춰달라는 엄마의 주문에 벌떡 일어나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드는 모습에 온갖 세상의 시름을 잊는다. 다 내 자식이라 그런 거겠지.


엄마가 되고 해야 할 일은 100배쯤 늘었고 좋은 점도 몇 가지 정도 늘었다. 하지만 그 몇 가지가 100배의 노동을 상쇄시키기도 남으니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상한 일이다.


일단 엄마가 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인간애가 생겼다는 것이다. 한 까칠하는 나는 대부분의 인간들을 싫어했다. 시끄러워서 싫고, 말을 함부로 해서 싫고, 나와 생각이 달라서 싫었다. 이런 인간 혐오의 출발은 나 스스로에 대한 혐오였다. 아이를 낳고 바로 달라진 건 아니었다.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어쩐지 데면데면했다. 모성애란 어느 날 갑자기 짠! 하고 생기는 게 아니었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가 두 살 때쯤인가.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왜 아무도 우리 아이를 귀엽다고 하지 않지?' 정말 큰일이었다. 이 정도면 미쳐도 단단히 미친 거다. 내 눈에만 귀여운 우리 아이를 왜 모두가 귀여워할 거라 생각한 걸까.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그렇게 불타는 사랑 한번 못해 본 내가 열렬한 짝사랑 빠졌다. 시도 때도 없이 엄마 렌즈를 꺼내 세상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누군가의 소중한 아기였겠지. 우리 아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시절이 있었겠지.


오늘도 인류애를 바사삭 무너뜨리는 인간들 앞에서 그들의 어린 시절을 상상한다. 아기였을 그들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린다. 휴- (입술 꽉 깨물고) 오늘도 이렇게 내 인류애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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