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보다는 재밌고 생각보다 더 이상하다. 세상은 비례, 반비례, 등호 무엇도 통하지 않고 인과응보 사필귀정을 믿고 살다 간 배신감만 맛볼 뿐이다. 이 우스꽝스러운 세상에서 본전을 찾겠다고 생각하다가는 열불 나는 일만 생길 것이다. 만 원짜리 커피가 천 원짜리 커피보다 항상 10배 더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가끔은 비싼 커피보다 훨씬 더 맛있는 천 원짜리 커피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끔은 유명한 맛집이 아니라 그냥 들른 가게에서 인생 커피를 만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있는 반면 가끔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도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이 못난 나를 사랑한다. 때로는 노력에 비해 적게 얻더라도 가끔은 노력에 비해 많이 얻을 때도 있다. 세상은 논리와 이성이 통하지 않지만 확실한 건 대부분 내가 잃더라도 분명 얻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잃은만큼 얻지는 못하더라도 그 작은 행복이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몇 년을 쏟아부은 일이 엎어져도 사소한 기회로 우리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밤을 새워도 아이의 환한 미소 하나로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삶이다. 슬픔과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그만큼의 행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연과 저주의 반복 속에서도 사소한 기쁨을 찾아낼 수 있다면 삶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리라.
삶이라는 것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자. 너무 많이 기대하지는 말자. 지루하고 소소한 나날들 속에 산 넘어 산이라고 해도 그 길에 우연히 만나는 그늘이 있고 새가 들려주는 노래가 있고 쉬어갈 나무 그루터기가 있다. 그 산에 금은보화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산에 금은보화는 없으니까. 우리가 찾아야 할 건 놓쳐버리기 쉬운 작고 사소한 것들이다. 그것은 분명 그곳에 있다. 늘 있고 도처에 있다. 그래서 삶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