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 욕 좀 써보려고 했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알기 때문에. 내 기억 속에 엄마는 매일 힘들고 자주 우울했다. 그 와중에도 자식들에게는 무한으로 헌신적이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바쁜 외할머니 곁에서 유년시절 없이 어른 노릇을 해야 했던 엄마. 진짜 어른이 되어서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은 지워야 했던 엄마. 그 잃어버린 시간들이 얼마나 억울할까. 거친 풍랑은 그쳤지만 그녀에게 허무함만 남은듯하다.
엄마의 시간을 먹고 자란 나는 그런 엄마의 투정을 받아주기에 아직 그릇이 너무 작다. 10년 후쯤 가능할까. 얼마나 더 자라야(더 늙어야...) 엄마보다 큰 그릇으로 그녀를 품어줄 수 있을까? 평생이 걸려도 어려울 것 같다. 그때는 다 그렇게 살았다고, 엄마만 그렇게 산 건 아니라고 큰소리치기에 그녀는 너무 약해져 있다. 그런 그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냥 짜증만 내지 말자 다짐한다. 나도 너무 힘들다고 울부짖던 어제의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미안해. 엄마. 뭐가 미안하냐고? 그냥 다 미안해. 사랑받아서 사랑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