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월요일은 괜히 월요일이 아니다. 좀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선다. 월요일이니까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시작해볼까? 매일 마시던 커피가 미루고 기다려야 될 이벤트가 된 것이 서글프지만 그래도 가끔 마시니 더 맛있다.
이 주변에 일찍 문 여는 가게가 딱 하나 있다. 파리바게트. 이게 프랜차이즈의 힘인가. 여기 커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러나저러나 이 이른 시간에 따뜻한 카페라테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어 고맙기만 하다. 계산대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진열된 빵들을 둘러본다. 누군가 이른 새벽부터 반죽하고 뜨거운 불 앞에서 구워냈을 빵들. 하얀 밀가루가 노릇한 빵이 되기까지의 손길과 시간들이 고소한 향기가 되어 코 끝에 닿는다.
커피를 들고 나오는데 점원이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 한마디가 왜 그리 심금을 울리는지.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처럼 진부한 그 말이 언 땅에서 막 싹을 틔운 새싹처럼 싱그럽게 느껴진다. "고맙습니다."
자리에 앉아 어젯밤 갓 도착한 뜨끈뜨끈한 책을 꺼낸다.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너와 수다를 떤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분간은 만나기 어렵겠지만. 책 잘 읽겠다고 보고 할 겸 휴대전화를 켠다. 카톡을 보내고 살짝 미끄러져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니 배우 윤여정 님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기사가 쏟아진다. 경쟁을 믿지 않는다는 그녀. 모두가 위너라고 말하는 그녀.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녀. 그 짧은 수상소감 속에 녹아있는 한없이 크고 따뜻한 마음이 이 먼 곳까지 와 닿는다.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커피가 있고, 읽을 멋진 책이 있고, 누군가의 행복한 소식을 듣고, 주말에는 토이스토리를 다시 볼 것이고 이사 온 동네에 맛집 떡볶이도 먹을 것이다. 세상에는 참 재미난 것들이 많다.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것들이 많다. 그 작은 조각들을 열심히 모으려면 오래오래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