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 우리 집 앞 아름드리나무에 까치가 집을 지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보면 까치가 열심히 무언가 물어 나르고 있다. 역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배부른 법인가. 하루의 시작에 길조인 까치를 보니 오늘 나도 배부른 하루가 될 것 같다.
길조인 까치가 우리 집 앞에 터를 잡은 게 참 반갑다. 좋은 일이 생기려나. 새도 이미지가 좋아야 환대받는구나 싶다. 동네 공원에 빼곡하게 머리를 맞댄 비둘기들은 피해 가기 바빴는데.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들은 혐오의 상징이 되었다. 비둘기를 검색하면 비둘기 퇴치법이 먼저 뜬다. 이제 유해동물로 지정까지 된 비둘기는 어쩌다 이렇게 골칫덩어리가 되었을까.
평화의 상징부터 유해동물까지 모두 인간의 언어로 규정지어 놓은 것이다. 사실 까치가 길조라는 것도 근거 없는 믿음일 뿐이고. 비둘기와 까치는 그저 살아왔던 대로 살고 있을 뿐이다. 배고프니까 먹고 먹었으니까 배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 물론 개체수가 급증한 비둘기가 도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들도 살아야지.
삶과 죽음 사이에 아등바등 살아가는 건 비둘기나 까치나 우리나 다 비슷하지 뭐. 동시대를 견뎌내는 동지로서 비둘기도 좀 반가워해야겠다. 비둘기를 본 날은 평화로운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해야지.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환대받아서 좋고, 나는 평화로운 하루가 될 거라는 희망을 얻어서 좋고. 상부상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