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모두가 아직 잠들어있는 시간. 집 옆 공사장도 잠들어 있는 이 고요한 시간이 가장 좋다.
새벽은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며 유일하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저녁 9시면 아이와 함께 잠이 든다. 때로는 아이를 재우다 먼저 잠이 든다. 나는 아침형 인간도 아니고 저녁형 인간도 아니다. 그냥 잠이 많은 인간이다. 그런 내가 자는 시간을 아끼고 아껴 일찍 일어나다니 인간에게 이처럼 자유와 자아실현이 중요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어깨 스트레칭을 한다. 일자목과 굽은 어깨 때문에 늘 목과 어깨에 통증을 달고 산다. 아침에라도 잠깐 움직여주지 않으면 두통까지 이어지니 꼼꼼하게 스트레칭한다. 그리고 미지근한 물과 영양제 몇 알을 삼킨다.
그리고 책상에 앉는다. 책상에는 노트북과 아이패드, 읽다만 책, 끄적인 노트와 펜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정리는 아마 다음 생에나 할 것 같다. 휴대전화 속 메모들을 살핀다. 틈날 때마다 적어둔 조각들을 정성껏 이을 차례다. 타다 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가 울린다. 다다다 다다 다시 지우기를 반복한다. 결국 남는 건 몇 문장 없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다 자기만족이지 뭐.
이렇게 무언가라도 남기지 않으면 하루가 너무 허전하다. 인생이 수증기처럼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인생의 자국을 조금 더 진득이 남기는 일.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그냥 사라져 버리지 않겠다는 간절한 몸부림. 오늘도 소박한 몇 문장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