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게 좋아

by pahadi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다. 하얀 도화지 위에 선은 언제나 내 마음대로 쓱쓱 그려진다. 물론 사과를 그리고 싶은데 영 사과같이 그려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러면 그냥 뭐, 커다란 앵두라고 하면 되지 뭐.


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 슬슬 도화지에 모습을 드러낼 때면 룰렛을 돌리는 것처럼 짜릿하다. 10분 그려서 안 되는 것들은 1시간, 10시간 시간을 쏟으면 어느 정도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이 된다. 도화지에 그린 선이 마음에 안 들면 지워버리면 되고 되고 최악의 경우라고 해봤자 새 도화지를 꺼내는 일 정도다. 그림이라는 것은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스타일이 있는 법이니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상관없다 우겨볼 수도 있고.


마음에 흥이 넘칠 때는 그림을 그린다. 신나는 마음이 누군가에게도 전달되길 바라며. 마음이 스산할 때면 그림을 그린다. 차분하게 선을 긋는 시간이 내 마음을 토닥여 좀 더 단단해질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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