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먼 훗날 준이가 왜 자기를 태어나게 했냐고 물으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귀여운 투정이라면 좋겠지만 깊은 원망인 날도 분명 있겠지. 대답하기 어렵다. 너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엄마 아빠 좋자고 널 태어나게 한 건 사실이니까.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만 삶은 그렇게 녹록지 않을 테고.
세상에 너만의 소명이 있어서 태어났다고 상투적으로 말할까. 죽는 날까지 살아보면 알 거라고 대충 얼버무려볼까. 못 들은 쩍 딴짓을 해볼까. 결국 엄마도 모르겠다고, 이 힘든 세상에 불러내 미안하다는 말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힘껏 껴안으며 이야기할 거다. 태어나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네가 있어 엄마는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너와 함께한 시간에 엄마는 진짜 삶과 행복을 배웠다고.
상상만 해도 울컥 눈가가 촉촉해진다. 우리 엄마도 분명 날 이런 마음으로 키웠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