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내가 한 선택들은 최악이든 최상이든 내가 예상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육아를 제외하고.
임신과 출산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아니,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생각 없이 선택했다.
먹은 것이 없어도 끊임없이 위액을 쏟아내는 것이 입덧인지 몰랐다. 배가 불러올수록 몸이 무거워질 줄만 알았지 갈비뼈가 벌어지는 고통은 몰랐다. 만삭이 가까워지면 혈액순환 문제로 매번 쥐가 내리는지 몰랐다.
아기를 낳는 것이 허리를 도끼로 찍어내리는 것 같은 고통인지 몰랐다. 얼굴에 핏줄이 다 터지도록 애써야 되는 일인지 몰랐다.
아기를 키우는 일이 낳는 일보다 힘들 줄은 더더욱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크는 줄 알았지 부모의 잠과 땀 그리고 걱정과 눈물로 자라는 줄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으니 겁도 없이 부모가 되었겠지. 지나고 나면 희미해져 또 다시 반복할 수 있는 거겠지.
그래도 내 생애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너를 만난 일이야. 사랑해,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