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by pahadi

가벼운 두통으로 아침이 시작된다. 커피를 마실까, 말까. 두통이나 위염이냐의 갈림길에서 답은 거의 정해져 있다. 두통을 핑계 삼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꾸깃꾸깃한 하루의 시작에 애써 의지를 북돋아본다.


낯선 여행지에서 사람들이 다 가는 길을 두고 내 감만 믿고 가다 한참 헤맨 뒤로, 나는 웬만하면 다수의 선택을 믿는다. 그것이 집단지성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선택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세상은 넓고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로 가면 대부분 중 타는 친다.


하지만 오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이 된 건가. 다른 길로 갔다면 어땠을까.


젊은 날의 나는 가진 것이 없었다. 아는 것이 없었다. 가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건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였다.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안전한 길 뿐이었다.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어느 정도 세상을 알게 되었달까.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된다. 굶어 죽지는 않는다. 불안감보다 믿음이 크다. 인생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그러니 좀 재미있게 살아보자!


계획은 섰는데 몸이 영 움직이지 않는다.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쪼르륵. 커피나 한 잔 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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